"부당한 압력 행사한다면..천 년 만 년 살 것 같은가"
[파이낸셜뉴스]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후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22) 사건과 관련해 아버지 손현씨(50)가 경찰의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17일 경찰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손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많은 유튜버분들이 있고 후원 관련 문제가 있다고도 들었다"면서 "우리는 그 어떤 후원도 원치 않고 앞으로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각자 판단하실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손씨는 "저는 많은 분들의 관심 하나면 충분하다. 많은 분들이 힘센 변호사를 동원해서 압박해야 한다고 하신다"고 전한 뒤 "경찰이 내사 중인 사건이고 기소가 가능하다면 검찰로 넘어가는 것으로 안다. 민사도 아닌데 왜 그 과정에서 힘센 변호사가 필요할까. 제 판단이 틀릴지도 모르지만 전 2021년의 우리나라를 믿고 싶다. 누구나 공정하게 국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만약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대로 누군가 압력을 부당하게 행사하고 있다면 그들에게 묻고 싶다"면서 "당신은 천 년 만 년 살 것 같으냐고. 그렇게 지키려는 것들도 언젠간 다 부질없다고. 저보다 나이도 많을 것 같은데 말이다"라고 썼다.
지난 16일 정민씨를 추모하는 시민들은 이날 정민씨가 실종된 한강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집회 시작 시간인 오후 2시께 모인 인원은 200명가량이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뒤늦게 참가하는 인원이 더해져 300∼400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정민이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라', '신속·공정·정확 수사 촉구'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곳곳에서 "A씨를 수사하라", "CCTV 공개하라" 등의 구호도 나왔다.
한편 정민씨 실종 당일 함께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친구 A씨 측은 "유족과 진실공방을 벌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A씨의 법률대리인은 "지금은 고인을 추모할 때라고 판단해 그동안 어떤 입장도 내지 않았다"면서 "사건 초기부터 여러 언론이 접촉해 왔지만 거절하고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이 매체에 전했다.
그러면서 A씨 측은 자신과 가족에 대해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억측과 오해들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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