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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상이었다는 거네”···국방부 ‘부실급식’ 해명, 오히려 독 됐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7 10:32

수정 2021.05.18 07:07

지난 16일 육대전 페이지에 부실급식 사진 공개
국방부 “메뉴 정상 제공되었을 것” 사진 첨부
누리꾼 “뭐가 다른 거냐” “잘 고른 식단이 저것?”

사진=국방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사진=국방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사진=국방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사진=국방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국방부가 최근 폭로된 ‘계룡대 부실급식’을 해명하다가 되레 비난의 화살을 더 얻어맞았다. 격리장병에게 실제 배식됐다는 사진을 올리며 의혹을 부인한 건데, 해당 사진에 담긴 내용물이 제보된 급식 구성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스스로 확인해줬다.

17일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은 국방부 공식 페이스북에 전날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를 통해 나온 계룡대 예하부대 격리장병 부실급식 문제 관련 해명을 내놨다.

국방부는 이 글에서 “계룡대 근무지원단이 직접 관리하는 7개 부대 중 3개 대대(관리대대, 수송대대, 군사경찰대대)에 총 8명의 격리장병이 있다”며 “이들에게 제공되는 도시락은 배식 전 간부들이 검수를 위해 촬영한다. 사진 확인 결과 모든 메뉴가 정상적으로 제공되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게시글 하단에는 각 대대별 지난 14일자로 제공된 조식 사진이 첨부됐다.
문제는 해명이랍시고 내놓은 도시락 상태가 앞서 문제로 지적된 부실급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국방부 해명이 그저 ‘급식 부실’만 확인해준 꼴이 됐다.

끝으로 국방부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계룡대 근지단 직접 지원부대뿐 아니라 계룡대 내 육해공군 전 부대를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고 잇다”며 “격리장병을 대상으로 부실한 도시락이 지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계룡대 예하부대 14일자 아침 배식이라고 지난 16일 SNS에 올라온 사진 /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갈무리
계룡대 예하부대 14일자 아침 배식이라고 지난 16일 SNS에 올라온 사진 /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갈무리
하지만 비난 여론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앞서 ‘육대전’ 페이지에는 밥과 건더기 없는 오징어국, 볶음김치, 조미김만 달랑 있는 도시락 사진이 공개됐는데, 국방부가 이날 내놓은 사진에는 이에 계란말이와 다른 반찬, 우유 정도만 추가된 모습이 담겼다. 제보자 주장과 달리 ‘1끼 4찬’ 원칙은 지켰으나, 누리꾼들은 여전히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수준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국방부가 올린 게시글에는 4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정말 부끄럽다”, “가장 잘 고른 식단 가져온 게 저거냐? 이게 정상이라는 거냐”, “국방부 페이스북 관리자도 고생이다. 뻔히 욕먹을 거 알면서 올리는..”, “보여주기식 해명으로 해결될 문제라고 보는 건가”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육대전’ 페이지 운영자도 댓글을 달아 “제보자가 어느 부대인지 알고 있는데, 익명 보호 때문에 말할 수도 없고”라며 “그렇다고 말 안 하자니 정상 제공되었다고 판단하고 계시니 이걸 어떡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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