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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 10년 사이 2배 늘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7 16:37

수정 2021.05.17 16:37

10, 20대 젊은층은 크론병, 50대 장년층 궤양성대장염 많아
온종합병원 소화기내과 김석현 과장 "정기 내시경 검사 필요"
온종합병원 소화기내과 김석현 과장. 사진=온종합병원 제공
온종합병원 소화기내과 김석현 과장. 사진=온종합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5월 19일은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이다. 모 가수가 몇 년 전 한 텔레비전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크론병을 앓고 있다'고 밝히면서 세간에서는 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복통과 설사, 혈변을 동반하는 이 병은 일상생활에서 많은 불편감을 주고 평생 관리해야 하는 염증성 장질환의 하나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관 내부에 만성 염증과 궤양이 호전과 악화를 되풀이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대개 일반적인 장염은 감염에 의해 발생하지만, 염증성 장질환은, 알레르기나 루푸스 질환처럼 우리 몸의 면역체계 이상으로 생기는 자가 면역질환의 일종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을 들 수 있다.

온종합병원 소화기내과 김석현 과장은 "염증성 장질환은 우리나라에서 흔한 질환이 아니었으나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 환경오염, 인스턴트 식품 과다섭취 등으로 최근 10년간 유병률이 2배 이상 급증했다"며 "궤양성 대장염은 20대에서 60대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분포하지만 상대적으로 50대 환자가 가장 많고, 크론병은 10, 2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다. 학계에서는 유전적·면역학적 문제로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최근 식습관이나 약물,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인 요인도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임상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오랫동안 반복되는 복통과 설사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주로 복부 아래 쪽 부위의 직장에서부터 시작되다가 대장 부위로 염증이 거슬러 올라가는 경향을 띤다. 반복되는 심한 설사나 점액 섞인 혈변까지 호소한다. 병을 방치하면 장천공이나 독성 결장, 심한 혈변으로 인해 수술을 해야 한다.

크론병은 구강에서 항문에 이르기까지 모든 소화기관에 발생할 수 있으나, 주로 소장 하부와 대장의 상부에서 생긴다. 초기에는 무증상 상태에서 검진 내시경을 통해 궤양이 발견되는 수도 있다. 병이 진행되면서 복통과 설사, 전신 무력감 등과 함께 장관의 협착이나 천공, 누공 등이 생길 수 있으며 대장암의 발생률도 높아진다.

염증성 장질환은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하면 합병증도 예방하고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한 번의 검사와 소견으로 쉽게 진단되는 질환은 아니다. 여러 증상들을 바탕으로 내시경상의 염증 모양이나 조직검사 소견, 복부 CT, 혈액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진단해야 한다. 시간을 두고 병의 진행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거다.

김 과장은 "염증성 장질환의 진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장내시경 검사 소견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평소 잦은 설사나 복통이 있다면 소화기내과 전문의에게 내시경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염증성 장질환의 초기 내시경 소견은 장결핵이나 베쳇병 등의 내시경 소견과 유사하므로 반드시 내시경 경험이 많은 소화기내과 전문의에게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 난치성 질환이지만, 꾸준히 관리하면 큰 어려움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자신의 면역력이 되레 자기 몸의 건강한 세포를 파괴하는 자가 면역질환인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는 과다한 면역 활성도를 줄이는 게 핵심이다. 크론병의 경우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와 함께 최근 들어 생물학 제제 사용이 늘고 있다. 스테로이드제제의 사용을 줄이고, 면역조절제와 생물학 제제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궤양성 대장염은 아미노살리실산으로 주로 면역 활성도를 조절한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심한 궤양성 대장염일 경우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 생물학 제제를 사용한다. 다만,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 생물학제제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낮출 수 있으므로 다른 기저 감염질환의 여부를 확인하고 투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잠복결핵환자가 많아 치료 전엔 반드시 이같은 기저 감염에 대한 검사와 치료도 선행돼야 한다.

약물 등 내과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염증이 조절되지 않거나 장협착, 천공, 심한 출혈 등의 합병증이 생길 때는 수술 받는 게 바람직하다.
염증성 장질환이 있을 경우 대장암의 발생률이 높아져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나 복부 CT 검사가 필요하다.

김 과장은 "염증성 장질환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하고 "초기에는 장염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오인될 수 있어 잦은 설사 및 복통, 혈변이 있다면 소화기내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적절한 검사를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 과장은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 오랫동안 치료를 요하므로 환자에게 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이런 사정을 감안해 우리나라에서는 염증성 장질환인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을 산정특례질환으로 등록하게 해 진료비의 10%만 환자가 부담하면 된다"며 이 보험급여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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