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학폭 소굴'됐던 하동서당 훈장님 도주 우려 구속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8 06:57

수정 2021.05.18 15:06

경남 하동의 한 서당. 뉴스1
경남 하동의 한 서당. 뉴스1

경남경찰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은 최근 폭로가 이어진 '서당 학교폭력'과 관련해 경남 하동군의 한 서당 훈장 A씨를 아동복지법상 상습학대 혐의로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서당에서는 올해 1월 이 곳에 사는 선배들이 후배의 머리채를 잡아 변기에 밀어넣고 명치와 어깨 등을 때리는 등 11차례에 걸쳐 폭행이 벌어진 곳이다.

이 곳에서 피해를 입은 B양의 학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 학생의 엄벌을 요구하면서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게시한 바 있다.

글쓴이는 "딸아이의 머리채를 잡고 화장실 변기 물에 얼굴을 담그고 실신하기 직전까지 변기 물을 마시게 하고, 청소하는 솔로 이빨을 닦게 했다"고 적었다.

이어 "옷을 벗겨 찬물로 목욕하게 만들고 차가운 벽에 열중쉬어 자세로 등을 붙이라고 한 뒤 찬물을 계속 뿌리는 고통을 주었으며 상식 이상의 성적인 고문을 하거나 엽기적인 행동으로 딸을 괴롭혀왔다"라고도 했다.

특히 "피부 안 좋아지게 만든다며 얼굴에 바디 스크럽으로 비비고 뜨거운 물을 붓고 눈에는 못생기게 만든다며 향수와 온갖 이물질로 고통을 주는 등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짓을 저희 딸한테 행하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경찰은 하동 서당 일대에서 학교폭력이 광범위하게 자행됐다는 폭로가 이어지자 하동군, 경남도교육청 등과 합동으로 20여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 추가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했다.
이번 구속은 전수조사에 따른 첫 결과로 A씨는 수차례 서당 학생들을 체벌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로 또 다른 서당에서 학생 간 폭행, 관계자로부터의 아동학대는 없었는지 살피고 있다.
앞서 합동 전수조사에서 학생 간 폭행 15건과 아동학대 29건 등이 확인된 바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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