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국의 ‘쿼드(Quad)’ 가입과 관련해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한국이 직면한 지정학적 특수성을 인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동맹전략 및 대중 협력의 틀을 구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오는 21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 출범후 처음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18일 한국 최종현학술원과 미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공동 발족한 동북아∙한반도 공동위원회는 ‘동북아의 미래와 한미동맹’ 공동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두 단체는 웹세미나를 갖고 이같은 주제에 대해 논의를 가졌다.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은 북핵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 방식으로 처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북핵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상향식 접근과 하향식 접근을 결합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적 협상과 함께 동맹의 방어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북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향후 대북 협상에 있어 한국과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도 요구됐다. 그러나 북한의 핵 위협과 잠재적 핵 확산을 '방지'가 아닌 '관리'의 문제로 봐야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차를 보였다.
북한의 핵보유가 기정 사실화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보는 입장과 함께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을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 엇갈렸다.
이와 관련해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북한이 핵을 포기했을 때 얻을 보상이나 혜택을 극대화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중국을 끌어들여 당근과 채찍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중간 패권다툼속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조지프 나이 미 하버드대학 석좌교수는 미국의 바이든 정부 시대에 "미중 경쟁으로 동북아의 지정학적 문제가 굉장히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입장에서 한미동맹과 더불어 중국과 장기적으로 적당한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동북아의 미래는 한미동맹을 잘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북한과 중국이 계속해서 한미동맹을 무너뜨리려는 상황에서 한국이 가장 약한 고리로 보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 기간에 중단됐던 2+2 '외교·국방장관 회담' 같은 고위급 협의 메커니즘의 활성화 및 확대도 기대됐다.
대중국 전략에 관해 지난 2015~16년 중국이 사드(THAAD) 경제 보복 당시 미국이 한국의 동맹으로서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거론하면서 미국이 앞으로 동맹국을 향한 제3국의 비군사적인 위협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대응해야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또한 한미 간의 대중국 협력은 법치, 제도, 규범, 다자주의, 민주주의 등 규칙에 기반한 역내 질서의 강화, 그리고 ‘위기에 강한 탄력적 아시아(Resilient Asia)’의 건설에 그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라고 두 단체는 설명했다. 한국의 ‘쿼드’ 참여 문제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미일 3국 간 협력은 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에 불가결하며, 따라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양국 싱크탱크는 분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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