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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앞두고 자본 확충 ‘안간힘’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9 17:22

수정 2021.05.19 17:22

재무건전성 지표 RBC 비율 높여야
후순위채 발행·유상증자 등 나서
보험사,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앞두고 자본 확충 ‘안간힘’
국내 보험사들이 2023년 도입 예정인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인해 자본확충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까지 최대한 자본을 확충해야 IFRS17 시행 기준을 안정적으로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발행, 유상증자, 사옥 매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본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에 따라 재무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현행 재무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RBC 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지표다.

금융당국에서는 현재 회계기준으로 RBC의 적정비율을 150% 가량으로 본다. 하지만 2023년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되면 회계기준에 따라 최소 180~190% 확보해야 한다.

우선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보험 업황이 좋기 때문에 후순위채 인기가 높아지면서 발행예정금액보다 더 높은 금액을 발행하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KB손해보험은 '제1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채'가 정정공시를 통해 2000억원 규모에서 1790억원 늘어난 3790억원을 발행했다. 이번 후순위사채 발행으로 KB손보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020년 기준으로 17.3%포인트 개선된 192.1%를 기록할 전망이다. 또 올해 안에 4210억원의 후순위채를 더 발행해 총 8000억원을 채울 예정이다.

현대해상도 최근 '제3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사채' 2500억원에서 3500억원 늘려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현대해상은 RBC비율이 190.1%에서 201.7%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생명도 '2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사채' 발행을 기존 1500억원의 2배인 3000억원을 발행했다. 이를 반영하면 미래에셋생명의 RBC는 28.0%포인트 증가한 252.7%로 개선될 전망이다.

메리츠화재도 지난 4월 21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완료했다. 이 회사의 RBC 비율은 지난해 말 211.4%에서 223.8%로 12.4%포인트로 높아졌다.

DGB생명도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말 RBC비율은 227.6%이지만 9월 말 274.3%에 비해 46.7%포인트 낮아졌기 때문에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다.

DB손해보험도 4년 만에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이 회사는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다음달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푸본현대생명은 후순위채 발행과 유상증자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4580억원, 후순위채 1500억원 등 총 608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 안건을 승인한 바 있다. 현재 후순위채 발행 예정액 중 545억원을 1차로 발행했다. 또 오는 6월 말까지 보통주 신주 9160만주를 주당 5000원씩 총 4580억원에 발행하는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완료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대금은 최대주주 대만 푸본생명(61.6%)과 2대 주주 현대자동차그룹(37.25%)이 지분 비율에 따라 납입한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말 217.1%의 RBC비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롯데손보의 경우 캡스톤자산운용과 서울 소월로 본사 사옥에 대해 '매각 및 임차(세일 앤 리스백)'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추가 자본확충 없이 224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이로인해 회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은 8.9%포인트 증가한 183.6%로 늘어났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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