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시행 지역으로 선정된 충북 청주시 오창의 집값 상승률도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거으로 나타났다. 사업지역 지정 1년새 청주 아파트 5곳은 1년간 2억3000만원 오르고, 거래도 사업 시행 이전보다 최대 7배 넘게 늘어나서다. 전문가들은 "청주 부동산이 활기를 띄고 있지만, 정작 지역 실수요자들에게는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20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을 살펴본 결과, 청주 아파트 5곳은 1년간 2억3000만원이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는 지난해 5월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사업비 1조원대 규모의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지역으로 선정됐다. 거대연구시설 등 대규모 개발 소식에 청주 일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방사광가속기는 일종의 최첨단 거대 현미경이다.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하면 강력한 세기를 가진 다양한 에너지의 빛이 발생한다. 이를 방사광가속기로 그 빛을 아주 작은 물질의 특징을 분석하는 산업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청주시에 방사광가속기가 들어서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따르면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의 경제적 효과는 생산 유발 6조7000억원, 부가가치 창출 2조4000억원 등 총 9조1000억원에 달하며 고용창출도 13만7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규모 연구시설과 경제 파급효과 때문에 청주의 부동산도 활황을 보였다.
청주흥덕구 오송읍에 위치하는 '오송상록 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5월 2억 6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5월 13일에는 5억 3000만원(27층)에 거래되면서 1년간 2억 7000만원이나 올랐다. 2배 넘는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복대동 '두산위브지웰시티 2차' 전용면적 80㎡도 지난해 5월 16일 4억8000만원에 거래가 됐지만, 올해 5월 2일에는 7억6000만원에 거래돼 1년간 2억 8000만원 올랐다.
대규모 개발호재로 청주시의 미분양 물량도 전부 해소됐다. 지난해 3월에만 하더라도 청주시의 미분양 물량은 152가구이었지만, 방사광가속기 선정 이후 31가구로 대폭 줄더니, 올해 3월에는 미분양 물량이 모두 소화됐다.
방사광가속기 이후 외지인들의 아파트 매입도 급증했다. 방사광가속기 선정 이전에만 하더라도 청주시의 외지인 아파트 매입 거래량은 월 평균 150건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6월 1182건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외지인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외지인들의 청주시 아파트 매입 거래량은 783건으로 나타났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방사광가속기가 청주에 유치되면서 지역경쟁력과 미래가치가 높아져 외지인들이 청주 아파트에 몰리면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게 됐다"면서도 "정작 청주 실수요자들은 높아진 아파트 가격에 부담이 더욱 커진 셈"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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