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페미 묻었네" 男 네티즌들 후원 철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1 10:23

수정 2021.05.21 14:22

MLBPARK에 올라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 철회 등 관련글 캡쳐
MLBPARK에 올라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 철회 등 관련글 캡쳐

남성 네티즌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으로 향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그동안 함께 한 페미니즘 관련 행사들을 거론하며 후원 철회에 나선 것이다.

21일 MLBPARK, 에펨코리아, 보배드림 등 남성 중심의 이른바 남초 커뮤니티에는 “초록우산 후원 해지했습니다”, “초록우산 해지 문의 넣고 자동이체 해지했습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 중인 분들 후원 취소하세요”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페미 묻었네" 男 네티즌들 후원 철회

발단은 지난 2018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후원한 영어책모임 ‘페미-수다’ 1기 모임 공고글이 됐다. 해당 글에는 “엄마인 나, 딸인 나로서 우리 모두가 겪었거나 겪을지도 모르는 불평등한 경험들 앞에서 ‘이렇게 해야해~, 이렇게 하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야’라고 이야기해주는 [엄마는 페미니스트: 아이를 페미니스트로 키우는 열다섯가지 방법] 소책자(원서)를 읽어보며 우리의 이야기를 나눠 보아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네티즌들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2018년 여성가족부, 롯데지주와 함께 도서관, 서점에 ‘성평등 도서존’을 신설한 점도 거론됐다. 또 당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를 이끌던 김은경 소장이 ‘페미니즘으로부터 사회복지실천, 질적 방법으로 들여다보기’라는 주제로 개최된 춘계학술대회에서 좌장을 맡았던 점 등도 문제 삼았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페이지 캡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페이지 캡쳐

해당 게시물을 접한 남성 네티즌들은 “초록우산도 페미가 잔뜩 묻어 있었네요”, “아이들 따뜻한 밥 먹이고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초록우산 믿고 후원했는데, 돈을 애먼 곳에 쓰고 있었다”, “이렇게 제 후원금이 페미니즘 연구와 교육에 빨리고 있었다니 충격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 나아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해왔던 후원을 철회한다는 인증글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남성 네티즌들은 그동안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납입해왔던 내역을 공개하면서 “페미와 연관된 단체에 더 이상 후원하고 싶지 않다. 후원 중단을 요청한다”며 후원중단 및 취소를 신청했다는 글을 앞다퉈 게재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어린이도서관건은 공공도서관으로서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책모임을 위한 장소 제공으로 참여한 바 해당 모임과는 관계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모든 사업은 UN아동권리협약을 기준으로 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정치·종교·인종·성별에 따른 편향성을 갖지 않고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사업을 수행해나가고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게재 및 확산할 경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아동지원사업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재단 관계자는 "실제 후원 철회 문의가 많아져 입장문을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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