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스마트 토일렛의 임상적 가치, 네이처 자매지 인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2 11:06

수정 2021.05.22 11:06

원대연 송도병원 골반저센터장
원대연 송도병원 골반저센터장


[파이낸셜뉴스] 서울송도병원은 골반저센터 원대연 센터장(대장항문외과 전문의)의 5월 스탠포드대학교와의 공동연구 결과에 대한 내용이 4월 세계적 의학 저널인 네이처 자매지(Nature Reviews Gastroenterology & Hepatology(IF=29.8))에 게재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스탠퍼드대학교 비뇨의학과 요셉 리아오(Joseph Liao) 교수, 박승민 수석 연구원, 레지던트 제시(Jessie Ge), 서울송도병원 이종균 이사장(대장항문외과 전문의)이 함께 참여했다.

이 논문은 'Digital biomarkers in human excreta'라는 제목으로 스마트 토일렛/비데 플랫폼을 통해 배뇨, 배변 데이터를 취합해 정밀 건강 진단 및 관리를 실현하는 구상을 소개했다.

바이오마커(생체 표지자)는 병원 진료에서 일상적으로 쓰일 만큼 중요한 검사가 됐고 질병진단과 치료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고 있다.

피검사와 같은 전통적인 바이오마커에 반해 디지털 바이오마커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손목 밴드에서 활동 데이터나 심전도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디지털 바이오마커 기술은 그동안 아쉽게도 우리의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손목 밴드에 국한된 경우가 많았다. 건강 생활에서 중요한 화장실에서는 이러한 기술 개발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스마트 토일렛/비데는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배변/배뇨 활동 데이터를 취합할 수 있고 주사바늘이 필요한 피검사와 다르게 침습적이지 않다. 스마트 토일렛/비데 플랫폼은 일상생활을 방해하지 않고 자동화된 분석을 통해 소화기 및 비뇨기 관련 정밀한 건강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스마트 토일렛/비데는 대변과 소변의 양상을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자동 분석한다. 바이오 센서를 통해 환자의 배변상태, 모양, 색, 횟수 등이 집계되며 스마트 배변 일기 형태로 취합될 수 있다.

디지털화된 배변 정보는 의료진들에게 더 정확한 디지털 바이오마커 데이터로 전달될 수 있다.

서울송도병원 원대연 골반저센터장은 "배변 디지털 바이오마커는 마치 컬러 텔레비전이 처음 개발된 것처럼 진료 현장에 다양한 증상을 구별할 수 있게 됐다"며 "스마트 배변 일기는 전체 인구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장 질환 환자 및 고령 환자 관리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대장암의 경우 혈변 또는 점액질 변이 전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환자가 대변 상태를 확인하기 전 스마트 토일렛이 미리 감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크론병 또는 궤양성 대장염을 포함한 염증성 장 질환의 경우 약의 효과가 떨어지거나 질병이 악화되는 시기에 배변 증상이 악화된다. 배변 디지털 바이오 마커를 이용해 의료진은 약물 조절 및 추가가 가능하다.

변비와 설사가 왔다 갔다 하는 혼합형 과민성 대장증후군 또는 장 수술 후 정밀한 배변 증상 관리 및 배변 약물 조절이 가능해진다.

서울송도병원 원대연 골반저센터장은 "스마트 토일렛/비데라는 좋은 플렛폼의 장점을 이용해 만성 장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우 여러분을 위해 대장항문 질환의 새로운 진단 및 관리 모델을 적용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서울송도병원은 지식기반 의료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 전문병원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소변의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소변의 속도, 빈도, 부피를 측정할 수 있다. 아울러 소변에 당이 있는지, 염증이 있는지, 혈액이 있는지 생화학적인 분석도 가능하다.

이 기술은 전립선 비대증, 요로감염, 암 등 다양한 비뇨기질환 진단에 도움이 된다.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통해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질환 관리를 통해 정밀건강을 실현하는 것이다.

생활에서 건강한 배변, 배뇨 활동은 매우 중요 하지만 대부분의 증상이 집과 우리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데이터를 병원에서 취합하기는 어려웠다.

환자는 불편한 증상이 있지만 병원에서는 이러한 증상은 의료진과 환자의 대화 속에서만 취합될 수 있었다.

박승민 스탠퍼드대학교 수석 연구원은 "스마트 토일렛/비데 플랫폼은 인공지능 기술과 함께 스마트 IoT 시스템을 통해 분절화된 집과 병원을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홈에 설치된 스마트 베드, 스마트 화장실 등을 통해 디지털 바이오마커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건강 상태를 감지할 수 있다.


박 박사는 "스마트 밴드 기술을 통해 코로나 증상을 조기 감지할 수 있다는 연구처럼, 코로나에 의한 설사와 같은 배변 증상도 감지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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