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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고양 장항습지 람사르습지 됐다…도전, 11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4 03:23

수정 2021.05.24 03:23

이재준 고양시장 장항습지 탐조대 개관 인사. 사진제공=고양시
이재준 고양시장 장항습지 탐조대 개관 인사. 사진제공=고양시

【파이낸셜뉴스 고양=강근주 기자】 고양시 소재 ‘장항습지’가 람사르습지로 공식 등록됐다. 경기도 내륙습지 중 공식 등록은 처음이다. 등록을 시도한지 11년 만이다. 21일 고양시는 람사르습지 인증서를 받았다. 람사르 협약에는 현재 171개 국가가 가입돼 있다. 장항습지는 이제 생태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고양시는 친환경 도시 브랜드를 확보했다.

장항습지는 신평동-장항동-법곳동 등 한강하구를 따라 7.6km나 이어진 도심 속 습지다.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이자, 철새 중간 기착지로 이용된다. 재두루미-저어새 등 천연기념물과 큰기러기-붉은발말똥게 등 멸종위기동물을 포함해 1066여종 이상 생명체가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이기도 하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23일 “도심 속 탄소저장고인 장항습지를 보전하고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한 11년간 노력이 드디어 빛을 보았다”며 “환경은 지금 보존하지 않으면 되살릴 수 없다는 마음으로, 장항습지 보존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11년간 노력 장항습지 빛보다…한강하구 습지 중 우선등록

2010년 고양시가 처음으로 환경부에 장항습지를 람사르습지로 등록을 건의했으나 등록은 오랜 기간 정체를 겪었다. 장항습지를 포함해 한강하구 습지 전역을 람사르습지로 등록하려는 방안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재준 시장은 ‘장항습지 람사르습지 등록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고, 막혔던 등록사업 물꼬를 트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2019년 고양시는 장항습지를 우선 람사르습지에 등록한 뒤 한강하구 전역을 확대 등록하는 방안을 4차례에 걸쳐 환경부에 건의했다. 이에 환경부는 작년 1월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한강하구 람사르습지 등록 설명회’를 열고, “한강하구 4개 자치단체(고양-파주-김포-강화) 중 고양시 장항습지를 우선 등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부는 작년 10월 람사르협약사무국에 장항습지 우선 등록을 요청했고, 11년 만에 장항습지가 람사르습지로 등록되기에 이르렀다.

고양시 장항습지 찾은 재두루미.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 장항습지 찾은 재두루미.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 장항습지 전경.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 장항습지 전경. 사진제공=고양시

◇ 람사르습지에 걸맞게, 장항습지 보전노력 ‘박차’

고양시는 장항습지를 보전하고, 생태적 가치를 고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장항습지를 행주산성-한강생태공원-호수공원 등 주요 관광자원과 연결시킬 생각이다. 생태관광 거점 지역으로 조성해 친환경 도시 브랜드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한다.

단기적으로는 장항습지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일산동구 장항동 일원에 장항습지센터(가칭)를 건립한다. 장항습지센터는 습지견학과 보전교육을 진행하고 장항습지 보전-관리를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올해 6월 착공하며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비 47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또한 장항습지 버드나무숲에 있는 33개 물골을 복원한다. 물골은 습지 내 물 흐름 기능을 강화하고 수변의 육지화를 막아 습지생태계를 보전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예산 1억원을 올해 투입한다.

가시박 등 생태계교란종과 한강하구 쓰레기 제거사업을 고양시는 2019년부터 시행해 왔고, 올해도 6000만원을 투입한다. 올해 탐조대 1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작년에는 2곳에 장항습지 탐조대를 조성했다. 시민은 탐조대를 통해 장항습지를 직접 관찰하고, 습지 중요성을 몸소 느낄 수 있다.

겨울철새 먹이활동도 지원한다. 장항습지 내 논 68만8395㎡에는 수확 후 남은 볏짚을 존치하고 5만9970㎡에는 벼를 수확하지 않은 상태로 존치한다. 이를 통해 41,181kg의 겨울철새 먹이가 확보된다. 작년 11월에는 겨울철새 쉼터 2만7200㎡를 추가 조성했다.
장항습지에는 이로써 총 5만9717㎡의 겨울철새 쉼터가 생겼다.

한강하구에 조성 중인 ‘DMZ 평화의길’ 역시 장항습지와 연계해 걷기 프로그램과 교육체험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한다.
DMZ 평화의길은 강화, 김포, 고양, 철원, 고성 등 접경지역 10개 시-군을 잇는 도보여행 길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내년 12월 완성될 예정이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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