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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정치권에 부는 젊은 바람을 주목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4 18:00

수정 2021.05.24 18:00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4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북문 앞에서 대학생들과 인사 나누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4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북문 앞에서 대학생들과 인사 나누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1
최근 정치권에 여야를 떠나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이 흐름은 4·7 재보선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재보선에서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했다. 조국 사태로 촉발된 불공정 논란과 부동산 정책에 실망한 2030세대가 여권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한때 청년층은 문재인정부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젊은 바람은 먼저 민주당에서 불었다. 4·7 선거 이틀 뒤 이소영 의원을 비롯한 2030 의원 5명이 입장문을 내고 조국 사태에 대해 반성의 뜻을 밝혔다. 문재인정부의 성역을 건드린 셈이다. 그 흐름은 야당인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전으로 이어졌다.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준석 후보는 1985년생으로 만 36세다. 보수정당에서 그것도 의원 경력이 없는 30대 후보가 당 대표에 도전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또 다른 당대표 도전자인 김은혜 의원(초선)은 만 50세, 김웅 의원(초선)은 만 51세다. 예전 같으면 초선의 당대표 도전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외국에선 젊은 지도자의 탄생을 종종 볼 수 있다.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인 마크롱은 39세에 꿈을 이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47세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은 39세에 당수로 보수당을 이끌었고, 44세에 총리가 됐다. 한국에서도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이 1970년대 40대 기수론을 주도한 사례가 있다.

국내 대기업에선 30·40대 임원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유독 나이를 따진다. 특별 발탁 케이스가 아닌 한 20대는 고사하고 3040세대가 지도부로 올라서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이 때문에 청년층은 입법과 정부 정책에서 인구에 비해 과소대표된다.

국힘의 당대표 선거일은 6월 11일이다. 30대 이준석 바람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미지수다. 찻잔속 태풍이 될 지, 새 흐름이 될 지 모를 일이다.
초반 돌풍이 거세도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나이 지긋하고 중량감 있는 인사가 선출될 수도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여야를 떠나 젊은 바람이 한국 정치를 바꾸는 청량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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