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바람은 먼저 민주당에서 불었다. 4·7 선거 이틀 뒤 이소영 의원을 비롯한 2030 의원 5명이 입장문을 내고 조국 사태에 대해 반성의 뜻을 밝혔다. 문재인정부의 성역을 건드린 셈이다. 그 흐름은 야당인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전으로 이어졌다.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준석 후보는 1985년생으로 만 36세다. 보수정당에서 그것도 의원 경력이 없는 30대 후보가 당 대표에 도전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또 다른 당대표 도전자인 김은혜 의원(초선)은 만 50세, 김웅 의원(초선)은 만 51세다. 예전 같으면 초선의 당대표 도전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외국에선 젊은 지도자의 탄생을 종종 볼 수 있다.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인 마크롱은 39세에 꿈을 이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47세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은 39세에 당수로 보수당을 이끌었고, 44세에 총리가 됐다. 한국에서도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이 1970년대 40대 기수론을 주도한 사례가 있다.
국내 대기업에선 30·40대 임원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유독 나이를 따진다. 특별 발탁 케이스가 아닌 한 20대는 고사하고 3040세대가 지도부로 올라서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이 때문에 청년층은 입법과 정부 정책에서 인구에 비해 과소대표된다.
국힘의 당대표 선거일은 6월 11일이다. 30대 이준석 바람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미지수다. 찻잔속 태풍이 될 지, 새 흐름이 될 지 모를 일이다. 초반 돌풍이 거세도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나이 지긋하고 중량감 있는 인사가 선출될 수도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여야를 떠나 젊은 바람이 한국 정치를 바꾸는 청량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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