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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소비 무게 중심, 화장지→화장품 이동...백신이 바꾼 풍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5 04:41

수정 2021.05.25 04:41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미국이 정상생활로 점차 복귀하는 가운데 소비 무게 중심도 생필품에서 화장품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은 2019년 8월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한 쇼핑몰의 한 화장품 코너. 로이터뉴스1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미국이 정상생활로 점차 복귀하는 가운데 소비 무게 중심도 생필품에서 화장품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은 2019년 8월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한 쇼핑몰의 한 화장품 코너. 로이터뉴스1

올해 25세의 정치 컨설턴트인 랜든 라마의 경우 워싱턴DC 시장이 6월 술집과 클럽을 완전 개방한다고 발표하자 곧바로 '준비'에 들어갔다.

젤 형태의 치아미백제를 온라인으로 주문했고, 얼굴 미용을 위한 마스크팩 사용도 늘렸다. 밖에 나가 햇볕에 선탠도 한다.

그는 "낯선 이들을 다시 만나면 어색할 것"이라며 "모두가 자신을 가장 멋지게 보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정상 생활을 점차 회복하면서 소비자들의 쇼핑카트에 담기는 구매 품목도 크게 바뀌고 있다.


화장지 대신 이제는 겨드랑이 암내를 가려주는 탈취제인 데오도런트, 치아 미백제, 화장품으로 구매가 이동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백신 접종 확대로 대인접촉이 다시 늘면서 사람들이 화장지·밀가루 등 생필품에서 대인관계에 꼭 필요한 제품들로 소비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데오더런트, 치아 미백제, 콘돔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향수·매니큐어 등 화장품부터 수영복·자외선차단제 등 여름 외출과 레저를 대비한 제품, 또 여행을 대비한 여행가방과 알람시계, 그리고 무도회용 턱시도 등이 잘 나간다.

다만 이같은 화장품·치장품과 여행용 제품들이 팔려나가는 속도는 지난해 팬데믹 초기 사람들이 매장에서 세정제와 화장지 등을 싹쓸어가던 당시에 비교하면 아직은 약과다.

지난해 일부 브랜드는 매출이 2, 3배 폭증했다. 매장의 판매대는 텅텅 비기 일쑤였고, 수주일간 채워지지 않은 경우도 허다했다.

데오더런트, 미백치약 등은 이와 달리 재고가 풍부하고, 공급도 원활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브렛 빅스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뒤 인터뷰에서 미용제품과 치아미백제가 1·4분기 최대 판매를 기록한 품목들이라면서 백신에 따른 일상생활 복귀가 최대 배경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월마트에 따르면 또 자명종시계 매출은 지난달 전년동월비 2배 늘었고, 여행용 가방은 400% 폭증했다. 또 파티제품 매출도 2배, 파티에 쓰이는 풍선 매출은 50% 늘었다.

월마트만 그런게 아니다.

지난주 메이시 백화점부터 할인매장 타깃에 이르기까지 소매업체들 상당수가 분기실적 발표에서 의류·미용제품·여행제품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타깃은 1·4분기 의류 매출이 1년 전보다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드레스, 화장품, 자외선 차단제, 스포츠용품, 운동복 등도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처치앤드드와이트의 매튜 패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1·4분기 실적에 대한 애널리스트들과 전화회의에서 콘돔과 여성용 면도용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닐슨IQ에 따르면 콘돔 등 성건강제품 매출은 4월 마지막주에 전년동기비 32% 증가했다.

반면 제빵재료, 청소용품, 화장지, 플라스틱제품 등 팬데믹 초기에 인기를 끌던 제품들의 판매는 감소하고 있다.

닐슨IQ에 따르면 화장지·플라스틱 제품은 지난 1일까지 4주간 전년동기비 18.3% 감소했다.
또 밀가루를 비롯한 제빵재료 판매는 35.6% 급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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