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5살 아이 얼굴에 긁힌 상처 하나 없어..기적”
2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에서 발생한 케이블카 추락 참사에서 유일한 생존자는 ‘아이탄 비란’이라는 이름의 5세 어린이다.
그는 현재 머리, 가슴, 복부, 다리 등에 골절상을 입어 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특히 MRI(자기공명영상) 정밀 검사 결과 뇌 손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탄을 담당하고 있는 의료진은 5시간에 걸친 뼈 접합 수술을 마치고 고비를 넘겼다고 전했다. 다만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의료진은 “아버지의 본능적인 포옹으로 아이가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아이는 살았지만 두 돌이 겨우 지난 남동생과 아빠(30)·엄마(27)와는 영영 이별하게 됐다. 아이의 조부모도 이번 사고로 사망했다. 현재는 비보를 듣고 이스라엘에서 급히 건너온 고모·삼촌 등 친척이 아이를 보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케이블카가 종잇장처럼 구겨질 정도의 사고에서 아이가 어떻게 살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당 사고는 알프스 마타로네 산 1491m를 향해 출발했다, 정상을 불과 100m 정도 남긴 지점에서 돌연 와이어 문제로 케이블카가 뒤로 후진해 철탑에 부딪히면서 발생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무엇이 아이를 구했는지는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지만 아이 얼굴에 긁힌 상처 하나 없는 것은 기적과도 같다”고 적었다. 이어 케이블카가 약 20m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아빠가 아이를 품에 안고 필사적으로 보호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사고 희생자들의 죽음을 추모하면서 유일한 생존자인 아이의 쾌유를 바라고 있다. 아이탄이 입원한 병원에는 인형과 편지 등이 전해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에이탄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교황은 사고 지역 관할인 노바라 교구의 교구장인 줄리오 브람빌라 주교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 이번 사고에 대한 깊은 슬픔을 표하고 희생자 가족에게 진심 어린 애도의 뜻을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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