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6일부터 21일까지 보물 제1925호인 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중 유리제 사리병을 보존처리하면서 성분 분석을 한 결과 이 같은 성분으로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는 1932년 강원도 금강산 월출봉 석함 속에서 발견됐다. 이 석함 안에서는 사리의 외기인 백자대발 4개와 은제도금라마탑형사리기, 이 사리기를 안치한 은제도금팔각당형사리기와 청동발등이 발견됐다. 이 중 유리제 사리병은 가장 안쪽에 모신 은제금도금라마탑형사리기에 안치되었던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보존처리 과정에서 유리제 사리병의 일부 파손된 부분을 접합하고 결손된 부분을 복원해 원형을 회복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보존처리 과정에서 분석한 사리병의 주성분은 이산화규소가 98%이상이고 비중은 2.57로 석영유리에 가깝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 관계자는 "일반적인 유리는 주제로 규소가 주로 사용되고 녹는 온도를 낮추기 위하여 용융제로는 나트륨, 칼륨, 납 그리고 안정제로는 산화칼슘 등이 사용되기 때문에 1000℃ 미만에서 제작되지만 순수한 석영유리는 열에 아주 강해 1500℃ 이상 가열하지 않으면 녹일 수 없고 강도가 일반 유리의 2배 정도이기 때문에 일반 유리의 제작과정에 비해 그 만큼 많은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며 "유리제 사리병을 순도가 높은 석영유리로 제작하고 내부에는 은제금도금 사리받침대를 세웠으며 이것을 다시 은제도금라마형사리기와 은제도금팔각당형사리기에 이중으로 봉안하였다는 것은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가 당시 최고급 재료와 기술로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에서 발견된 유리제 사리병은 석영유리로 제작된 완형의 사리병으로 14세기 우리나라 유리 제작기술을 보여주는 국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보존처리한 유리제 사리병 등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들은 국립춘천박물관 특별전 '오색영롱-유리, 빛깔을 벗고 투명을 입다'에서 8월 15일까지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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