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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자산관리사, 직원 상습 성희롱·인종차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7 14:21

수정 2021.05.27 14:21

30년간 빌 게이츠의 자산을 관리해온 마이클 라슨이 직원들 성희롱과 인종차별적 언행을 일삼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30년간 빌 게이츠의 자산을 관리해온 마이클 라슨이 직원들 성희롱과 인종차별적 언행을 일삼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파이낸셜뉴스] 30년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자산을 관리한 마이클 라슨(61)이 상습적으로 여성 직원을 성희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라슨이 경영하는 투자사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에서 일했던 직원 10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저지른 부적절한 행태에 대해 보도했다.

전직원들에 따르면 라슨은 공개적으로 여성 직원들의 매력을 판단했고, 인터넷에서 찾은 여성 나체 사진을 보여주며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았다. 한 여성 직원에게는 '돈을 좀 줄 테니 옷을 벗을 수 있느냐'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다른 직원은 "10여 년 전 성탄절 파티에서 라슨이 남성 직원들과 앉아서 약 6m 떨어진 곳에 있는 여직원 3명을 보며 매우 저속한 단어를 사용해 '쟤들 중에 누구와 자고 싶냐'고 물었다"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라슨이 성희롱 뿐 아니라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흑인 직원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는가 하면, 직장 내 괴롭힘도 일상이었다.

2004년부터 3년간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에서 일한 흑인 여성 스테이시 이브라는 "내가 이직하려 할 때 라슨은 공매도로 내가 옮길 회사의 주가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보복했다"며 "공매도는 앙심 때문이라고 나와 다른 직원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브라는 "작년 대선일에 라슨이 투표하라고 하길래 '아침 일찍 했다'고 답하니 그가 '너는 빈민가에 산다. 흑인이 투표를 안 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고 답하더라"고 폭로했다.

이외에도 라슨은 '쓰레기 같은 실적', '바보'라 등 수치심이 느껴지는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보내거나 한 직원이 발표하는 자리에서 '내가 들은 가장 엉터리 아이디어'라며 모멸을 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수년간 이 회사의 직원 4명을 포함해 적어도 6명이 게이츠 부부에게 라슨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지만, 회사 측은 라슨을 제지하는 대신 함구하는 조건으로 돈을 지급해 무마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전 직원들은 "라슨이 게이츠의 굳건한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회사의 '공포 문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라슨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인하고 있다.

현재 라슨은 그가 설립한 투자업체인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에서 일하고 있다.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는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이 보유한 500억달러(약 55조9250억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 운영한다.


라슨은 MS의 자금을 부동산,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해 게이츠의 자산을 100억달러(약 11조1870억원)에서 약 1300억달러(약 145조 4310억원)로 불리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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