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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셀, 기후대응 공세에 무릎… 토탈은 미얀마 돈줄 차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7 17:43

수정 2021.05.27 18:19

공룡기업도 시대적 요구 못피해
엑손모빌, 탈화석연료 주장하는
행동주의 펀드에 이사 자리 뺏겨
로열더치셀, 환경단체 소송 져
글로벌 석유공룡들이 전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처, 미얀마 군부와 절연 등의 압박에 굴복했다. 엑손모빌, 로열더치셸은 탄소저감 요구에 무릎을 꿇었다. 또 토탈은 미얀마 쿠데타 군부와 공동사업에서 손을 떼라는 전세계적인 요구에 순응하기로 했다.

미국 석유메이저 엑손모빌은 탈 화석연료 가속화를 주장하는 행동주의 펀드에 이사 자리 2개를 빼앗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엑손은 26일(현지시간) 주주총회에서 예비 개표결과 주주들이 헤지펀드 엔진넘버원이 지명한 이사 후보 2명을 이사로 선출했다.


엔진넘버원은 엑손 지분을 극히 소규모로 보유하고 있지만 기후위기에 대응해 엑손의 변화를 재촉해야 한다고 주주들을 설득해 이사 자리 2석을 확보했다.

엔진넘버원은 엑손이 자사 자체의 탄소배출과 엑손이 생산하는 석유제품이 유발하는 탄소배출을 포함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뤄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엔전넘버원의 승리에는 엑손 최대 주주 가운데 하나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일익을 담당했다. 블랙록은 엔진넘버원이 추천한 이사 4명 가운데 3명을 지지했다.

영국-네덜란드 합작 석유메이저 로열더치셸은 오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45% 줄이라는 판결을 네덜란드 법원으로부터 이날 받았다. 셸은 2030년까지 2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어 법원 명령을 따르려면 지금보다도 더 대대적인 절감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셸은 "법원 결정에 실망했다"면서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셸은 이어 "전기차 충전, 수소, 재생가능에너지, 바이오연료 등 저탄소 에너지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면서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가 성장해 신 에너지 사업이 더 급속히 성장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번 판결은 2019년 '지구의 친구들(Friends of the Earth)' '그린피스' 등을 포함해 7개 국제 환경단체가 네덜란드 시민 1만7200명을 모아 제소한데 따른 것이다.

이외에 프랑스 대형 에너지기업 토탈은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돈줄로 꼽히는 합작 법인에 현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날 AFP 통신에 따르면 토탈은 미얀마 군부가 관리하는 국영 석유·가스 회사 MOGE 등과 합작으로 설립한 가스 수송회사 MGCT의 최근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토탈은 "미얀마에서의 폭력과 인권유린을 규탄한다"며 유럽연합(EU)이나 미국이 미얀마 군부를 제재한다면 이를 따르겠다고 했다. 국제 시민·인권단체는 그동안 토탈과 셰브런 등에 쿠데타 군부로 흘러들어가는 대금 지급 중단을 촉구해왔다.
MGCT 지분은 토탈 31%, 미국 정유 기업 셰브런 28%, 태국 국영 석유기업 PTTEP 25%, MOGE 15%씩 나눠 갖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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