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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회담 '북한과 대화'에 보란듯 '외세침략 혈맹' 꺼내든 북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8 09:14

수정 2021.05.28 09:16

- 북한과 중국 우의는 외부 침략에 함께 싸운 피가 굳어져 만들어진 것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이 지난 27일 베이징에서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나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이 지난 27일 베이징에서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나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나 혈맹을 확인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미국이 한국과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대화의 신호를 보내자, 다급해진 중국이 주도권 확보를 위해 견제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리 대사 만나 “중국과 조선(북한)은 산과 강을 맞댄 좋은 이웃”이라며 “양국의 전통 우의는 소중하고 보배와 같은 공통의 재산”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양국의 우의는 외부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운 전화 속에서 흘린 피가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왕 부장이 언급한 외세 침략은 중국이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전쟁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앞으로 북한과 대화와 외교를 하겠다고 표명한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사실상 한국전쟁을 언급하며 미국이라는 북중 공통의 적대국을 꺼내든 것이다.


왕 부장과 리 대사의 기념사진을 보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웃으며 팔짱을 끼거나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노 마스크로 회담을 진행했었다.

왕 부장은 또 북중 관계가 새로운 역사적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장기적 관점에서 양국 우호 협력의 발전을 심화하기 위해 노력하며 북한 지도자들과 중요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협력을 의향이 있다고 천명했다.

왕 부장은 “현재 국제, 지역 정세의 심오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북한과 함께 우리의 전통적 우의를 더욱 높게 휘날리면서 우리의 관계를 시대에 맞춰 더욱 발전시켜나가고자 한다”며 “양국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대사도 “북한은 중국과 호혜적 협력을 증진하고 사회주의 대의를 공동으로 발전시키며 끊임없는 우호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리 대사는 북한의 대표적 ‘무역통’으로 대외경제상을 지내고 2019년부터 정치국 후보위원 겸 내각 부총리에 올라 대외 경제 분야를 전담해오다 지난달부터 주중 북한 대사 활동을 시작했다.


중국 외교부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조정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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