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불안한 증시에… 단기채 펀드 ‘뭉칫돈’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30 17:50

수정 2021.05.30 18:16

만기 1년 미만 채권형 펀드
석달간 1조7000억 자금 몰려
초단기형 MMF 170조 돌파
불안한 증시에… 단기채 펀드 ‘뭉칫돈’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직접 투자 열풍이 다소 사그라들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감에 위험투자자산에 대한 경계 심리가 커지면서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특히 주식투자에서 빠져나온 자금들은 채권형 펀드 등으로 대거 몰렸다.

■단기채권형 펀드에 몰리는 자금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국내 채권형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5조7772억원(기준일 5월 27일)에 이른다.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데는 변동성을 피해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묶어두려는 투자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채권형 중에서도 만기가 1년 미만의 단기채 성격의 펀드에 자금이 물 밀듯 들어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만기가 3개월 미만의 초단기 채권형 펀드에는 석 달 간 1조7371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잠시 쉬었다 가는 자금 성격의 돈들이 채권형 펀드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리밸런싱하려는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자금도 채권형 펀드에 상당 부분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연기금은 장기적으로 정한 자산 배분의 기준이 있기 때문에 주식 자산의 가격이 많이 오르면 비중을 줄여야 한다.

올해 들어 보유 주식의 가치가 오르면서 연기금은 일정 부분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비중 조절에 나선 바 있다. 직접투자가 줄면서 예탁금 회전율도 이달 20일 기준 34.7%를 가리키고 있다. 예탁금 회전율은 예탁금을 당일 거래대금으로 나눈 비율이다. 지난달 일평균 회전율은 40%대 수준이었다.

■변동성에 길 잃은 돈 MMF로

테이퍼링, 금리인상 조기 인상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증시 대기 자금 역시 사상 최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액은 168조705억원을 기록했다. MMF는 이달 6일 처음으로 170조원을 넘어선 이후 14일 179조115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MMF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통상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길 잃은 돈'이 몰리는 것으로 여겨지는 MMF는 수시입출금식 초단기 채권형 펀드로 증권사가 고객의 돈을 모아 펀드를 구성한 뒤 이를 채권과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실적배당 상품이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에 부동자금이 MMF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채권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연내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7일 열린 5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했다"면서 "그러나 올해 성장률과 물가전망을 큰 폭 상향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1·4분기로 본다"면서 "향후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면 연내 인상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대내외 변수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투자 목적이라기보다 도피성 자금이 채권형 펀드 등으로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단기자금으로 몰리면서 만기가 짧은 채권,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뚝뚝 떨어지고 있다. 돈이 몰리면서 채권 가치가 오른 결과다.

국고채 1년물 금리는 이달 초 연 0.642%였으나 이달 27일 연 0.591%를 가리켰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같은 기간 CD 금리(91일물)는 연 0.73%에서 연 0.66%로 떨어졌다.
CP 금리도 지난 4월 연 1.0%를 기록했으나 이달 27일 연 0.97%를 가리키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