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법,중국동포들만 덕 본다" 反中정서 기름 붓는 '가짜뉴스'

개정안 반대 31만명 국민청원
법무부 "4000명만 대상" 해명
"사실관계 파악 후 의사 밝혀야"

'국적법 개정안 입법을 결사반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4월 게시된 청원글은 총 31만7013명이 동의해 청와대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 캡처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 논란에 이어 '국적법 개정안'도 연이어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서 수 만명이 반대 의사를 표하는 등 반중정서는 날로 격해지는 모양새다. 다만 왜곡·거짓된 정보에 기초하고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반대 여론은)부정확한 정보에 기초한 것이 너무 많다"며 "잘못된 정보로 중국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한다면, 국가 외교 뿐 아니라 민간에도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적법 개정안 반대' 31만명 동의

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국적법 개정안 입법을 결사반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4월 게시된 청원글은 총 31만7013명이 동의해 청와대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지난달 입법예고된 국적법 개정안은 국내 외국인 영주권자의 미성년 자녀들이 간단한 신고로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2~3대에 걸쳐 국내에서 출생해 생활한 재외동포 등이 대상으로, 구체적 범위는 추후 대통령령으로 정해진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정책 대상자가 3930명으로, 이후 매년 약 600~700명이 추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수혜 대상자 등 약 95%가 중국 국적을 가진 중국동포(조선족) 등 중국인이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대 여론이 확산됐다.

청원글 작성자는 "영주권 주 대상인 화교들 포함 많은 외국인들은 자국민보다 더 쉽게 부동산을 구입하고, 지방선거에 참여하며 각종 혜택까지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원도 춘천에 이어 정동진·경기도 포천에도 차이나타운 조성을 계획 중이라는 소식에도 일부 누리꾼들은 반대 의견을 표했다. 이날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정동진과 포천 차이나타운 건설을 반대한다'는 청원이 각각 9만4000여명, 5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확실한 정보로 평가해야"

앞서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은 67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에 지난달 28일 청와대는 "민간사업자 측이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만큼 정부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최근 국적법·차이나타운 반대 여론은 날로 강해지는 반중감정을 극명히 보여주고 있으나,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사안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실제 국적법은 지난해 기준 전체 영주권자 16만947명 중 자녀들 3930명만 법 적용을 받아 대상이 소수에 그친다.

특히 중국인의 경우 이중국적이 허용되지 않아, 장기간 국내에 거주한 중국 동포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차이나타운 건설'과 관련해서도 오해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국민청원 답변에서 청와대는 "강원도청은 '혈세 1조 투입·중도선사유적지 호텔건설'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며 "세금은 투입되지 않으며, 위치는 유적지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mail]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