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일간지 르몽드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 하락을 조명하면서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르몽드는 지난 1일(현지시간) "진보주의자 문 대통령을 4년 전에 당선시킨 것이 바로 젊은이들이었으나 지금 이 젊은 층이 보수 우파가 재집권할 위험을 무릅쓰고 문 대통령의 5년 단임 임기 마지막 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는 20대 청년의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청년들이 "경제분야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고, 가치 문제에서 설득력이 없으며, 북한과의 관계에서 실패한 정권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르몽드는 “20대 유권자 사이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거의 30%포인트 떨어졌다”며 “한국에서 미투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20대 청년들은 민주당이 젠더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20대 남성들은 앞선 세대의 잘못에 따른 대가를 자신들이 치른다고 생각하고 있고, 20대 여성들은 성추행 혐의를 받다가 자살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민주당이 업적을 찬양한 것에 대해 실망하거나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정부와 여당이 청년 실업률을 줄이는 데 실패했고, 급증한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검찰 개혁을 담당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가족들을 위해 불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사건"으로 사임한 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드러나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등을 악재로 꼽았다.
르몽드는 ‘꼰대(kkondae)’와 ‘헬조선(Hell Joseon)’이라는 표현도 소개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이서호 연구원이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에 기고한 글을 인용해 “한국의 남녀 젊은이들은 ‘한국판 베이비부머’라고 할 수 있는 ‘꼰대’들에 대한 반감을 공통적으로 지적한다”고 설명했다. 또 ‘꼰대’란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청년들에게 거만하게 훈수나 두는 나이 먹은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몽드는 “한국의 586세대의 대다수가 민주당 지지자들이며 권력을 쥐고 있다”며 “스스로 ‘헬조선’이라고 부르며 어려움을 겪는 한국 청년들은 ‘촛불 혁명’에 참여해 민주당의 정권 창출에 기여했으나 ‘꼰대’들의 위선을 참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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