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 부사장, 비공개 내부 정보 이용 투기 의혹
전 행복청장, 퇴직 후 세종시 부동산 매입해
공직자 부패방지법 적용 여부 두고 검·경 이견
전 행복청장, 퇴직 후 세종시 부동산 매입해
공직자 부패방지법 적용 여부 두고 검·경 이견
[파이낸셜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개발정보 관련 청탁 의혹에 연루된 LH 전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LH 전 부사장 A씨의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등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신청한 사전구속영장을 검찰이 받아들여 청구했다"고 밝혔다. A씨에 대한 피의자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4일 오전 11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지난 2016년 LH 부사장으로 퇴직해, 현재까지 투기 의혹이 제기된 LH 전·현직 임직원 중 최고위급 인사다.
A씨는 지난 2017년 경기 성남시 중앙동 내 토지와 4층짜리 건물을 매입해 지난해 6월에 판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매입한 해당 토지가 이후 성남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 포함된 점을 두고, A씨가 비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또 3기 신도시를 포함한 개발사업과 관련해 LH직원에게 청탁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해당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수본 중대범죄수사과는 A씨에 대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4월 13일 LH 본사와 성남시청, A씨 주거지 등 7곳을 동시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또 A씨와 함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수사 중인 공직자 중 고위직으로 알려진 '차관급' 전직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B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신청을 위한 보완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B씨의 신병처리를 두고 공직자 부패방지권익위법 적용 여부에 대해 검찰과 경찰간 이견을 보여서다.
특수본 관계자는 "행복청장 출신 B씨는 재임 시절 관련 정보를 취득했으나 실질적으로 토지를 매입한 것은 퇴직 이후였다"며 "공직자 부패방지법 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논란이 좀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찰의 경우 관련 소관 부처인 권익위원회(권익위) 유권해석에 따라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재직 중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퇴직 후 토지를 매입한 경우 부패방지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B씨는 지난 2017년 7월 행복청장에서 퇴직 후, 같은 해 11월 세종시 연서면 봉암리 토지와 부지 내 지어진 경량 철골 구조물을 매입했다. 인근 와촌·부동리 일원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되기 불과 9개월 전이었다.
특수본은 B씨가 행복청장 재임 시절 세종시 신도시 건설 담당 최고위직에 있었다는 점 등을 봤을 때 내부 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검찰은 B씨가 부동산 매입 당시 퇴직한 신분으로, '공직자'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검찰 입장에서는 부패방지법 적용 여부를 놓고 관련 법 전문에 (법 적용 대상이) 정확하게 '공직자'라고 돼 있는데 전 행복청장이 공직자라고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어서 그 부분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관련 유사 판례가 있는지 확인중으로, 검찰과 협의해 진행 방향을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 기준 LH 직원 77명과 친인척 및 지인 74명 등 151명의 투기 의혹을 적발, 4명을 구속하고 126명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