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녀 쿠폰 차별 지급', '남혐 이미지 논란'으로 곤욕을 치룬 무신사 조만호 대표가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난다. 무신사는 후임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신임 대표를 결정할 예정이다.
3일 무신사에 따르면 조 대표는 사임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무신사 스토어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해외 사업을 포함한 회사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한국 패션 브랜드의 성장을 위한 지원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앞으로 개인 지분 일부를 순차적으로 매각하여 약 5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무신사의 투자 자회사인 무신사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패션 펀드에 출자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소규모 신생 브랜드 중심의 초기 투자에 집중하고, 조 대표가 무신사 스토어를 운영하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도 나눌 예정이다.
특히 조 대표는 무신사 임직원과 관계사와 개인 주식 중 1000억원 규모를 나누겠다는 의사도 내놨다.
조만호 대표는 이날 무신사 임직원에게 '20년을 마무리하려 합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사의를 공식화했다. 조 대표는 "특정 고객 대상 쿠폰 발행과 최근에 있었던 이벤트 이미지 논란으로 무신사에 실망한 고객분들과 피해를 입은 입점 브랜드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20년 전 처음 무신사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 온 운영자와 대표의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조 대표가 회사에 사임 의사를 전달한 것은 수개월 전으로, 조 대표는 그간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문제 해결과 후임자 인선 준비에 집중해왔다.
조 대표는 "이제는 무신사에 전체 조직의 관리와 사업 전반의 관장까지 더 뛰어난 역량을 가진 새로운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며 "무신사 대표로서 제 개인의 임무는 여기서 마치고 회사와 관련된 업무는 모두 내려놓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 높은 신생 브랜드를 발굴하고 한국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서 저의 역할을 찾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신사는 2001년 조만호 대표가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 시작한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에서 출발했다. 이후 길거리 패션과 스타일 트렌드를 소개하는 무신사 매거진을 발행했고, 2009년에는 회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판매처 역할을 하기 위한 커머스 기능을 도입해 현재의 무신사 스토어로 성장했다.
무신사는 온라인 쇼핑 열풍을 타고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강자로 거듭났다. 지난 2013년 100억 원에 불과했던 무신사 스토어 거래액은 7년 만에 120배로 늘어나 지난해 1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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