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52억·ETF 85억달러 규모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보유 중인 회사채와 상장지수펀드(ETF) 주식들을 조만간 매각할 계획이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사상 최초로 회사채 등을 사들여왔다.
연준이 노동시장의 공급부족 우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 속에 채권매입을 축소하는 이른바 '테이퍼링' 논의를 곧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채 매도 결정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회사채와 ETF를 올해 말까지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팬데믹 이후 이른바 '2차시장(세컨더리 마켓) 기업신용 펀드(SMCCF)'를 통해 회사채를 사들여왔다.
4월 30일 현재 월풀, 월마트, 비자 등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를 52억1000만달러어치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뱅가드 단기회사채 ETF 등 회사채를 소유한 ETF 지분 역시 85억6000만달러어치를 보유 중이다. 연준은 이를 재무부를 통해 올 연말까지 모두 시장에서 매각할 계획이다.
연준의 회사채 보유 규모는 7조3000억달러에 이르는 국채·주택저당증권(MBS) 보유 규모에 비해 '새 발의 피' 수준이다. 그러나 회사채를 사상 처음으로 사들였다는 점, 회사채 매각이 테이퍼링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연준은 매월 최소 1200억달러어치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SMCCF는 지난해 3월 출범했다.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당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팬데믹에 따른 봉쇄로 패닉에 빠져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였다.
SMCCF를 비롯한 연준의 유례없는 통화완화 정책 발표는 시장 패닉을 가라앉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SMCCF가 보유한 회사채 규모는 142억달러까지 이른 바 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SMCCF가 지난해 시장 기능 회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대형 고용주들의 신용 확보에 도움을 줬고, 코로나19 기간 고용을 지지하는 역할도 했다"고 자평했다.
연준의 회사채 매입은 지난해 12월 31일 중단됐다. 당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연준의 비상대출 프로그램 연장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한편 연준의 금융시장 손발 역할을 하는 뉴욕연방은행은 회사채 매각에 앞서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