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가 검찰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것과 관련해 '토착왜구' 같다고 비난했다.
진 검사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수사기관 요직에 계셨던 분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한 분에 대해 '10원 한 장 남에게 피해를 준 적 없다'고 말한 일이 있다"며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이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자신의 장모의 병원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을 두고 "장모는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 줄 사람이 아니다"고 언급했다고 알려졌다. 진 검사는 이를 겨냥해 윤 전 총장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진 검사는 "문제는 현재 대법원 양형위원회 기준상 건강보험료 편취 등 조직적이고 장기적이며 계획적인 22억원 상당의 사기일 경우 기본 선고형 기준이 6년"이라면서 "현재 검찰의 구형량이 그 절반인 3년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반인들의 경우 20억원 이상을 국고에 환급했을 경우나 가능한 구형이 3년"이라며 "그것은 법적으로 가능한 최하한의 형을 구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검사는 일본 소설 '개인적 체험'과 '국화와 칼'에 등장하는 '하치'라는 개념을 언급하며 "일반인이 잘 모르고 들키지만 않으면 당당하다는 마인드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하치가 들키면 부끄럽지만 그렇지 않으면 괜찮다는 심리라고 말했다.
그는 두 책을 두고 "일본인과 토착왜구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고 적었다. 윤 전 총장 장모 사건 공판을 담당한 검찰을 토착왜구에 빗대 비판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진 검사는 "하치가 지배하는 문화는 (백신) 사기를 당해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고 그 사실을 지적하면 지적하는 사람을 빨갱이, 문빠, 조빠로 몰아서라도 정신승리를 하고 싶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사기를 당하게 되기도 하고 22억원짜리 사기 범행을 두세 번 더 가하게 되기도 한다"며 "언론도 내 편이고 수사기관도 내 편을 들어주기 때문에 시민들은 모르고 알게 되면 빨갱이로 몰아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1일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정성균) 심리로 열린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74)씨의 사기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최씨는 지난 2012년 11월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음에도 동업자들과 의료재단을 설립하고 이듬해 2월 경기 파주 소재 요양병원의 개설과 운영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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