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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PCR 검사를 5분만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7 13:41

수정 2021.06.07 15:55

KAIST, 현장 진단형 초고속 PCR 기술 개발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플라즈모닉 PCR용 칩은 5분만에 바이러스를 증폭해 검사할 수 있다. KAIST 제공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플라즈모닉 PCR용 칩은 5분만에 바이러스를 증폭해 검사할 수 있다. KA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팀이 5분만에 바이러스를 검사할 수 있는 초고속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플라스미드 DNA를 사용해 이 기술을 검증했다. 그결과 5분 이내에 바이러스를 91%의 증폭 효율과 함께 정량적으로 검출했다. 이는 정부에서 공식적인 진단검사에 쓰이는 실시간 PCR 시스템이 1시간 걸리는 것에 비해 비해 매우 빠르고, 높은 증폭 효율을 보였다.

정기훈 교수는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초고속 분자진단법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실시간 나노 플라즈모닉 PCR'은 백색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잘 흡수하는 나노 플라즈모닉 기판에 진공 설계된 미세 유체칩을 결합했다. 이를 통해 소량의 검체를 신속하게 증폭하고 정량적으로 분석해 바이러스를 단시간 내에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다.

이는 샘플 한 방울을 칩에 넣으면 진공이 액체를 마이크로 챔버로 잡아당겨 자동으로 3분 이내에 주입되고, PCR 과정 동안에 발생하는 미세 기포는 공기 투과성 벽을 통해 제거돼 PCR 효율을 높이는 원리다.

정 교수는 "이 실시간 나노 플라즈모닉 PCR 기술은 현장에서 분자진단을 위한 차세대 유전자 증폭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며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플라즈모닉 PCR 기술은 바이러스를 증폭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반면 기존 실시간 PCR 시스템은 62분과 최대 51분이 걸렸다. KAIST 제공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플라즈모닉 PCR 기술은 바이러스를 증폭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반면 기존 실시간 PCR 시스템은 62분과 최대 51분이 걸렸다. KAIST 제공
나노 플라즈모닉 기판은 유리 나노기둥 위 금 나노섬 구조로 가시광선 전 영역에서 높은 광 흡수율을 가진다. 이를 통해 백색 LED의 빛을 열에너지로 치환해 빠르게 열을 발생시키고 내보낼 수 있다. 또한 광열 발생장치의 수직적인 온도 구배로 인한 증폭 효율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진공 설계된 미세 유체칩을 결합했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강병훈 박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 (ACS Nano)'에 지난 5월 19일자로 게재됐다.

한편, 최근 코로나19를 포함한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기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은 가장 표준화된 코로나19 진단법으로 바이러스 내부의 유전물질인 RNA를 상보적 DNA로 역전사한 후 타겟 DNA를 증폭해 형광 프로브로 검출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기존 RT-PCR은 높은 민감도와 정확도를 갖추지만, 검출 시간이 길고 고가의 대형장비를 갖춘 장소로 검체를 운송한 후 진단하는 등 실시간 현장 대응의 한계가 존재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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