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종목▶
홍지환 NH투자증권 글로벌 리츠 책임연구원
백신 접종과 함께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간 주식시장에 가려 침체됐던 대체투자처도 떠오르고 있다. 홍지환 NH투자증권 글로벌 리츠 책임연구원( 사진)은 7일 "올해 상반기에 꼽았던 리츠 투자 포인트가 하반기에도 유효하다"며 저평가된 가격과 실적·배당 회복, 인플레이션 세 가지를 그 근거로 꼽았다.
홍 연구원은 "현재 리츠 가격은 앞서 10년간 리츠의 운영자금 대비 주가(P/FFO)뿐 아니라 주식이나 실물 부동산 지수와 비교해도 저평가됐다"며 리츠 '가격'에 주목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됐던 리츠 시장이 최근 재조명받고 있지만 가격은 여전히 싸단 분석이다.
홍 연구원은 "단순히 금리만 오르는 건 할인율과 이자가 높아지고 배당이 떨어질 수 있어 리츠에 부정적이지만 금리 상승에 동반되는 물가 상승이 리츠 수익률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회복기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자산가치 상승이 기대되거나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기업이 유리한데, 부동산을 보유·임대하는 리츠에는 이들 모두가 해당된단 것이다.
홍 연구원은 유망 투자처로 미국 호텔·주거용·리테일 리츠와 일본 오피스 리츠를 꼽았다. 금리와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금리 영향은 덜 받되 물가엔 민감한 리츠를 담는 전략이 필요하단 것이다.
홍 연구원은 "임대차 계약이 길면 금리가 올라도 임대료를 올려 받지 못한다"며 "호텔은 계약 갱신 단위가 하루 미만이고 주거용은 1년, 리테일은 대개 1~3년 단위 계약이기 때문에 이들 리츠는 금리보단 물가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 주택시장의 경우 홍 연구원은 시장이 구조적인 공급 부족에 놓여 있다는 점,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주택 규제가 강화되고 당시 업체들의 대거 파산으로 당장 대규모 공급이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주택 리츠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홍 연구원은 "주택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는 둔화되지만 급락하진 않을 상황에선 매매보다 임대수요가 커진다"며 "이는 곧 리츠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단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 NH투자증권은 최근 글로벌 리츠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미 카지노, 헬스케어, 혼합형 리츠 등을 편출하고 조립식주택을 주로 보유한 '에쿼티 라이프스타일'(Equity Lifestyle), 미 단독주택만으로 이뤄진 '인비테이션 홈즈'(Invitation Homes) 리츠 등을 새로 편입했다. 미국 외 시장에선 도쿄 대형 오피스를 보유한 '재팬 리얼 이스테이트'(Japan Real Estate) 보유 비중을 확대하기도 했다.
홍 연구원은 "재택근무 장기화 우려로 오피스 리츠 회복력은 비교적 약했지만 아시아에선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고 일본의 아날로그식 문화 등으로 정상출근을 결정하는 기업이 증가할 것"이라며 비중 확대 이유를 밝혔다.
이어 "올해와 내년에 예정된 오피스 신규 공급 상황을 볼 때 당분간 공급 부담도 없다"며 "리츠 배당수익률은 코로나19 이후 높아졌지만 실물 오피스의 자본환원율(cap rate)은 낮아져 실물 부동산과 비교해도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리츠 시장에 신규 진입하려는 투자자에 대해 리츠 상장지수펀드(ETF)로 시작하는 것이 좋단 조언도 내놨다. 홍 연구원은 "리츠 시장 전체가 아니라 주거용 리츠 ETF, 호텔용 리츠 ETF 등 섹터별로도 살 수 있기 때문에 종목 선택을 잘못할 가능성을 낮춰준다"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