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청(FDA)이 7일(이하 현지시간) 바이오젠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Aducanumab), 제품명 아두헴(Aduhelm)의 사용을 승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BS 등 외신에 따르면 아드카누맙은 증상이 심하지 않은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개발됐다.
바이오젠은 이 약이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뇌에 군락을 형성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침전물을 쪼개는 방식으로 증상을 개선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FT는 그러나 바이오젠의 이 방식은 수년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많은 과학자들이 이런 방식이 실제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신약승인을 해서는 안된다고 반대해왔다고 전했다.
FDA도 이번 신약승인이 논란소지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패트리지아 카바조니 FDA 약품평가·리서치 부문 국장은 "이번 승인을 둘러싼 관심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이 치료제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임상에서 아두카누맙이 실제로 효과를 낼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FDA는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위험을 초래하기보다는 전반적으로 도움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FDA의 이날 신약승인은 알츠하이머 치료 분야의 한 획을 긋는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년간 이 분야 신약승인이 단 한 건도 없었고, 알츠하이머 치료제 자체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는 수명이 늘면서 확산하는 추세로 미국에서만 약 600만명, 전세계적으로는 3500만명이 이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아두카누맙 사용승인에 관해서는 FDA의 자체 과학자문위원회에서조차 지난해 강한 반대가 있었다. 바이오젠의 임상시험으로 보면 이 신약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충분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카바조니 국장은 반론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아두카누맙이 뇌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했고, 이같은 기전이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지각능력 감소를 완화해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약 승인은 패스트트랙 절차를 거쳐 이뤄졌으며 바이오젠은 임상4상시험을 수행해야 한다.
알츠하이머 환자 가족들로 구성된 알츠하이머협회는 FDA의 신약승인을 환영했다.
해리 존스 알츠하이머협회장은 미국내 환자 수가 2050년에는 지금의 2배가 넘는 1300만명에 육박하게 된다면서 "이번 승인은 알츠하이머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는 승리다"라고 말했다.
과학계는 신중하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의 신경과학 교수 존 하디는 "아두카누맙의 사용승인은 반가운 일이지만 확실히 해야 할 것이 있다"면서 "이 신약은 기껏해야 극도로 신중하게 선택된 일부 환자들에 한해서만, 그것도 매우 제한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높은 가격도 부담이다.
1회 투약에 4312달러가 들고, 1년 동안 이 약을 투약하려면 5만6000달러를 내야 한다.
한편 FDA 신약승인 뒤 바이오젠 주가는 60% 폭등했고, 바이오젠 협력사인 일본 제약사 에자이 주가 역시 미 증권예탁증서가 50% 넘게 폭등했다.
바이오젠처럼 뇌에 끼어 있는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신약을 개발 중인 일라이릴리 역시 주가가 10.15% 급등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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