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남경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최근 주취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남경과 달리 여경은 구경만 했다는 주장에 대한 경찰청 측 해명을 반박하며 여경 비판에 나섰다.
이번 논란은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며칠 전 여경, 구경하는 시민인 줄’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글 작성자는 “얼마 전 주취자 제압”이라며 “얘기만 들었지 실제 보니 참 가관이더라. 남경 3명 더 와서 수갑 채우고 끝났다”고 밝히면서 당시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남경은 한 남성을 길거리 바닥에 눕혀 제압하고 있고 여경은 옆에서 휴대폰으로 현장 상황을 촬영하고 있다.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남경은 옷이 헝클어지면서 안에 입은 하얀 속옷이 보일 정도였다.
여경 대응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자 경찰청 측은 "2인 1조로 구성된 경우 한 명은 직접 대응하고 다른 한 명은 현장 상황의 증거를 남기도록 매뉴얼이 정해져 있다"며 "두 경찰은 대응 매뉴얼대로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경이 현장에서 상대를 제압하고 여경은 촬영하라는 등 남녀 성별을 구분해서 매뉴얼이 정해진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찰청 입장에 현직 남경으로 보이는 네티즌 A씨는 지난 9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사우분들 채증 드립 좀 그만”이라는 제목의 반박글을 올렸다.
A씨는 “자꾸 채증, 채증거리는데 사우분들 주임님이 채증하랬다고 진짜 저렇게 아버지뻘 주임이 옷 뜯겨 나가고 일반 시민들 지켜보는데 채증하고 있을거야?”라며 “얼 타는 실습생들조차도 그런 사람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그렇다고 얘기한다면 경찰학교, 경찰교육원, 경찰대학 다시 갔다오길 바란다”면서 “경찰 기초 교육을 받을 때 중요하게 가르치는 것이 범죄발생시 위해 요소 제거, 진압이지 수사 등 채증이 아니라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또한 “이건 비단 저 여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사우들은 ‘경찰의 업무가 꼭 힘을 쓰는 게 아니고 많은 기능에서 여경들이 활약하고 있다’고 얘기한다”며 “여경들이 다양한 기능에서 활약해? 경무, 여청(여성청소년), 생안(생활안전), 교통민원실, 관리반 말고 어디서 활약하지?”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아울러 “경찰의 꽃 수사? 내근인데다가 수사는 해보고 싶다고 들어가서 1년 만에 즙 짜거나 육아휴직 쓰고 사건 무더기로 똥만 남겨 놓고 나가는 경제팀?”이라며 “수배자 잡혀도 체포영장 집행하러 잠복 출장가도 남자 직원만 가는 사이버팀? 첩보는 다 남자직원이 물어보고 보이스피싱 등 긴급하게 구속영장 신청해도 주말에 일 있다며 안 나오는 지능팀?”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항상 지켜만 봐왔는데 더 이상 이건 아니다”라며 “여경분들, 당신들이 편한 업무만 찾고 배려 받고 싶어할수록 스스로 경찰관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반박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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