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1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1)에서는 ‘외산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동안 외산에만 의존해왔던 조선 기자재 및 해양 방산의 전략적인 핵심부품들을 국산화하기 위한 업체들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음파탐지 전문기업 소나테크(대표 박승수)는 소해함에서 쓰이는 음탐기(HMS)를 자체 개발해 우리나라 방산의 자존심을 세웠다. 소해함은 바다의 지뢰인 기뢰를 제거하는 함정이며 음탐기는 기뢰를 찾는 핵심부품이다. 그동안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제작된 음탐기를 100% 수입해왔다. 거기다 30년 넘게 노후하면서 작동 및 부품 조달 등에서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소나테크는 2018년 방위사업청이 실시한 ‘무기체계 핵심부품 국산화 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돼 강경급 소해함의 노후한 음탐기 핵심부품 3종과 이를 운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음탐체계 3종은 운용자 콘솔과 전자캐비닛, 수신증폭부이며, 자동탐색 기능이 내장돼 최대 100개의 표적을 저장할 수 있는 최신 수중음향 기술이 적용됐다. 소나테크는 2022년 개발이 완료되면 시제품을 만들어 소해함 6척에 국산 음탐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한 척 당 60억 원 규모다.
소나테크 관계자는 “노후된 장비를 최신 장비로 바꿈으로써 해군 전력을 증강 시키는 효과가 크다. 또 수입대체 효과와 더불어 내국인 엔지니어를 통한 유지보수 작업이 용이해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선해양 ICT 기업 ㈜마린웍스(대표 김용대)는 이번 전시에서 자체 개발한 ECDIS(전자해도정보시스템)와 전자해도표시장치 ‘차트 마스터’ 그리고 선박모의조정시뮬레이터인 SHS 등을 선보였다.
외산이 주름잡던 ECDIS를 국산화해 호평을 받았던 마린웍스는 이번엔 한발 더 나아가 항해 레이더를 개발해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강국이지만 아직 수입에 의존하는 선박 장비가 레이더다. 수입 대상지도 JRC 사나 FURUNO 사와 같은 일본 업체의 제품들이다. 최근에 일어난 'NO JAPAN' 과 같은 사회현상의 영향에 따라 업체는 레이더를 자체 개발하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마린웍스 최종성 특수사업팀장은 “우리나라 바다에는 국산 제품을 써야 한다는 취지로 개발에 임하고 있다”며 “변화무쌍한 해상 상황에 맞도록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 출시할 예정이다. 자체 개발한 ECDIS와 레이더를 함께 공급해 국산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상드론기술은 드론 자동착륙시스템을 특허출원한 이후 올 초 사업등록증을 발급받았다. 그동안 드론을 활용한 화물배송을 사용한 시험·실증을 한 사례는 많았지만 국토교통부로부터 화물배송을 포함한 사업등록증을 발급받은 업체는 이 업체가 처음이다.
최근에는 부산 남외항에서 드론을 활용한 해상 물품을 배송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업계에서도 회자가 됐다. 앞서 방문한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 업체를 알아보고 “뉴스에서 봤다”며 “열심히 하라”라고 격려할 정도였다. 이날에는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K-드론시스팀’ 실증사업 수행 사업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더욱 주가를 올렸다.
해양드론기술 홍운희 책임연구원은 “현재 부산 남외항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운용 중인데 앞으로는 울산항, 인천항, 평택항 등 다른 항만에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를 찾는 많은 선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성공적으로 사업이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했다.
제논 램프를 활용한 탐조등을 개발하는 현대전기(대표 황진명)는 이번에 발광신호기와 고성능 탐조등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제논 탐조등을 개발해 전시했다.
보통 참수리급 선박의 경우 발광신호기 조명을 탐조등 겸용으로 쓰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발광신호기는 광원의 특성상 밝은 빛을 모아서 먼 거리를 비추기는 역부족이다. 이번에 현대전기에서 개발한 제논 탐조등은 기능에 따라 빛의 밝기를 조절 가능하도록 만들었고, 발광신호기와 탐조등의 역할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도록 개발해 활용성이 커 보인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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