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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일, “귀양 마땅한 천안함장, 벼슬이냐” 막말 교사 고소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4 14:17

수정 2021.06.14 15:13

최 전 함장 “더 이상 사회 지도층 망언, 욕설 묵과 못 해”
휘문교 A교사 사죄했지만, 고소 못 면해...명예훼손·모욕 혐의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천암함 관련해 욕설과 막말을 한 휘문고 교사 A씨에 대해 명예훼손과 모욕죄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천암함 관련해 욕설과 막말을 한 휘문고 교사 A씨에 대해 명예훼손과 모욕죄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최원일 전 천안함(PCC-772) 함장이 “천안함이 벼슬이냐”, “넌 군인이다, 찌그러져 있어라” 등 인터넷상에서 막말을 쏟아낸 휘문고등학교 교사를 고소했다. 천안함생존자예비역전우회(전우회) 및 유족회 측이 앞서 “선처는 없을 것”이라고 한 예고가 현실화된 것이다.

14일 전우회에 따르면, 이날 최 전 함장은 휘문고 교사인 A씨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했다. 명예훼손과 모욕죄 등 혐의다.

이날 최 전 함장은 페이스북에 ‘교사 고소장 접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최 전 함장은 “민주당 전 부대변인에 이어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까지, 사회 지도층의 망언과 욕설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이렇게 고소를 하게 되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천안함이 폭침이라 ‘치면’, 파직에 귀양 갔어야 할 함장이란 XX가 어디서 주둥이를 나대고 XX이야. 천안함이 무슨 벼슬이냐, 천안함은 세월호가 아냐 XX아. 넌 군인이라고, 욕먹으면서 찌그러져 있어 XX아”라고 썼다. 천안함 사태를 격하함과 동시에 노골적인 욕설을 섞어 날을 세운 것이다. 이 글을 본 학생이 최 전 함장 측에 제보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에 최 전 함장은 이날 SNS에 A씨를 언급하며 “휘문고 선생님, 다음 주도 국가수사본에 가야 한다”고 직격했다. 그제야 A씨는 해당 폭언 글을 삭제하며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인터넷 공간이라고 생각 없이 (글을) 써댄 행위를 최 함장님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며 “슬픔을 겪으신 장병, 유가족들 마음과 전몰자분들 영령에도 제 사과가 닿기를 바란다”고 바짝 엎드렸다. 현재 A씨 페이스북은 비공개 전환 상태다.

하지만 때는 늦었다. 최 전 함장 측은 “사과를 해도 받지 않겠다”, “그동안 음모론이나 비방에도 침묵을 지켰지만, 앞으로는 선처 없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분명히 했고, 실제 이날 고소가 이루어졌다. 특히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했다는 게 최 전 함장 측 설명이다.

최 전 함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 말미에 “조상호 (전)부대변인은 제명, 교사(A씨)는 제적·학교 (차원의)징계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현재 담임 직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교사 A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사진=교사 A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A씨 발언은 앞서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방송에 나와 내뱉은 말과 궤를 같이 한다. 조 전 대변인은 지난 7일 채널A ‘뉴스톱10’ 방송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충일을 맞아 천안함 생존자를 만난 것을 두고 최 전 함장을 향해 “승진을 했다. (처우 개선 등)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다.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 수장시켜놓고”라고 말했다. 사회자와 패널들이 “위험한 발언”이라고 제지했음에도 그는 “함장이니 책임을 져야지, 본인은 살아남았지 않았나”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방송 후 페이스북에도 “도대체 뭐가 막말인가”라고 자기주장을 밀어붙였다.

이후 비난이 빗발치고서야 이틀 만인 9일 페이스북에 “상처를 떠올리신 유가족과 피해 장병께는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다시 한번 46용사의 명복을 빈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조차 최 전 함장에 대한 사과는 빠져있어 ‘반쪽짜리’ 면피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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