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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법관 탄핵심판..연봉 수억원 '전관 취업'도 달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6 15:15

수정 2021.06.16 15:15

[파이낸셜뉴스]
지난 6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재판 개입 의혹' 관련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피청구인석에 앉아있다.
지난 6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재판 개입 의혹' 관련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피청구인석에 앉아있다.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여부에 따라 연봉 수억원에 달하는 전관 취업의 기회도 상실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판결을 받을 경우 임 부장판사는 5년 동안 변호사 자격을 잃게 된다. 반면 헌재가 탄핵심판 자체를 각하하거나 탄핵하지 않을 경우 전관 변호사로의 취업은 가능할 수도 있다.

■탄핵 당하면 5년간 활동 못해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호사법 제5조는 탄핵이나 징계처분에 의해 파면되거나 이 법에 따라 제명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을 변호사 자격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 부장판사가 헌재에서 탄핵을 당할 경우 향후 5년 간은 전관 판사로서 대형 로펌에 취업하거나 변호사로서 활동할 수 없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위 법관이 대형로펌에 취업할 경우 전관예우에 따라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9년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는 대형 로펌에서 받는 연봉이 5억3000만원(세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 변호사는 부부 합산 35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주식 투자 논란이 일자 불법적인 방식의 재산 축적은 없었다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연봉 규모를 공개했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근무하던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 등 총 3건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탄핵심판에 앞서 진행된 형사재판 1심에서는 무죄를 받았다.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위헌적 불법행위로 징계 등을 할 수는 있을지언정 죄를 물을 수는 없다"며 무죄 판결했다.

일각에서는 '판사의 재판 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형사법이 상정할 수 없어 무죄 판결이 나왔다는 해석이 나온다.

■법적 문제 없다?...윤리적 문제 '여전'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는 "형벌을 결정하는 형사재판과 탄핵을 결정하는 헌재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며 "위법성이 인정된다 할지라도 탄핵을 할 정도의 문제인지 아닌지는 또 다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임 부장판사에 대한 형사 2심과 탄핵심판 등 2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만약 헌재에서 임 부장판사의 탄핵심판 자체를 각하할 경우 형사 재판의 결과에 따라 전관취업 등이 가능할 수도 있다.
다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전관취업, 변호사 개업 등에 따른 윤리적인 문제는 남을 수 있다.

현행 변호사법 8조는 변호사 등록 신청을 할 경우 대한변호사협회가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 재직 중 위법행위로 인해 형사소추 또는 징계처분을 받거나 그 위법행위와 관련해 퇴직한 자로서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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