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대만·일본 1위’ 지방 게임社의 반란… "지역 청년에 희망 될 것" [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김장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6 17:54

수정 2021.06.17 11:02

‘대구 대표’ 게임 개발기업
엔젤게임즈 박지훈 대표
외주 없이 게임 전반을 자체 개발
'로드오브다이스’ 등 국내외서 히트
2년만에 매출 23억 → 146억 급증
산학협력 등 지역인재 육성도 힘써
"지역 연고 글로벌 기업 우뚝 설것"
박지훈 엔젤게임즈 대표가 엔젤게임즈 본사 로고를 배경으로 "세상에 없던 게임개발을 통해 지역에서도 성공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는 비전을 밝혔다. 엔젤게임즈 제공
박지훈 엔젤게임즈 대표가 엔젤게임즈 본사 로고를 배경으로 "세상에 없던 게임개발을 통해 지역에서도 성공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는 비전을 밝혔다. 엔젤게임즈 제공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G-star)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엔젤게임즈 임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엔젤게임즈 제공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G-star)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엔젤게임즈 임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엔젤게임즈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세상에 없던 게임개발을 통해 지역에서도 성공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설 것입니다!" 박지훈 엔젤게임즈 대표는 이같이 말하고 "지역에서 편 날개깃을 세계로 쭉쭉 펼쳐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흔히 국내 게임산업의 메카라고 하면 넥슨, 엔씨소프트 등이 모여 있는 수도권을 쉽게 떠올린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대구에서 창업, 대구를 연고로 하는 게임 개발 스타트업인 엔젤게임즈가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구시 스타기업인 엔젤게임즈는 10여년 가까이 축적된 개발 노하우 및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캐릭터의 조합과 전략으로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독창적이고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 대표 게임개발사로 자리매김

엔젤게임즈가 추구하는 가치는 △주도:스스로 몰입하고 주도적으로 일한다 △도전:새로운 재미, 새로운 도전을 두려움 없이 시작한다 △최고:적당한 결과물에 만족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고를 추구한다 등이다.

우선 엔젤게임즈는 '로드오브다이스'를 출시했고, 연이어 '히어로 칸타레'도 출시해 전 세계 유저들에게 주목을 끌면서 대구를 대표할 만한 게임 개발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년의 개발기간이 소요된 '로드오브다이스'의 경우 출시 후 6개월만에 매출 60억원을 올리면서 게임업계의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했다.

또 후속작인 '히어로 칸타레'는 대만 및 일본 정식 서비스에서 인기 게임 1위, 북미지역에서 3개월 만에 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로드오브다이스'와 '히어로 칸타레'는 현재 국내를 비롯해 일본, 대만, 북미 등에서 서비스 중이다.

엔젤게임즈의 경쟁력은 매출과 고용성장률로 확연히 입증된다. 지난 2018년 매출 23억여원, 수출 3억여원에서 불과 2년만인 2020년 매출 146억여원, 수출 90억여원을 달성하는 쾌거를 올렸다.

고용 역시 2018년 44명, 2019년 69명, 2020년 105명으로 급성장해 청년인력 채용에도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창업 초기 굴지의 국내·외 게임 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었다"며 속내를 털어 놓았다. 그는 경쟁사와 차별되는 것이 무엇일까 찾기 시작했고, 결국 뛰어난 기술력만이 살 길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 결과 다양한 플랫폼에서 플레이가 가능한 자체 서버 엔진기술,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유니버스 세계관 및 스토리 개발 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고, 여기에 인기 네이버 웹툰 속 히어로들을 게임 속으로 모아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면서 시장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했다.

박 대표는 다소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게임에 포함되는 캐릭터 디자인 등 게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외주에 맡기지 않고, 자체적인 개발에 주력하면서 타사와의 차별화에 조금씩 가능성을 높여갔다.

이런 노력을 통해 올해만 '신의 탑M', '프로젝트 펜디온' 등 2종의 게임을 국내·외로 출시할 예정이다. 또 오는 2022년까지 신작 5종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게임 개발사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다지는 한편 사업영역을 확장,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도 꾀한다는 복안이다.

■'예비 유니콘' 도전

엔젤게임즈는 안정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개발 및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대구시를 비롯한 기업지원기관들의 다양한 지원책을 착실히 수행함으로써 성장의 발판도 마련해갔다.

특히 대구시 스타기업 연구개발(R&D) 과제 발굴 및 기획 지원을 받아 현재 중소벤처기업부 'K-유니콘 프로젝트'의 '예비 유니콘' 선정에 도전하고 있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지난 2013년 경북대 컴퓨터 공학과 졸업생 2명이 힘을 모아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엔젤게임즈는 2021년 현재 직원 100여명인 지역 대표 게임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졸이 아니어도 대졸과 동등한 직원 처우를 시행하고, 탄력적인 근무로 직원들에게 자유와 책임감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전 직원 100여명 중 핵심 인력 29명을 내일채움공제에 가입을 시켜 장기근속과 목돈 마련의 기회를 제공해 직원들의 업무 환경과 복지 향상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박 대표는 "추가 가입을 통해 순차적으로 모든 직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이런 복지를 바탕으로 직원들은 보다 더 수준 높은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젤게임즈는 오롯이 개인의 능력을 가장 최우선으로 삼는 기업이다. 앞으로 프로그래밍 공학뿐만 아니라 인문학, 그림,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해 나갈 예정이다.

또 2019년부터 계명대 산학인재원, 대구소프트웨어고등학교 등과 산·학 협력을 통해 게임 개발자를 목표로 삼고 있는 지역의 학생들에게 현장의 생생한 개발 경험담과 게임 개발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꾸준하게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 대표는 "게임 개발의 불모지로 인식되는 지방에서도 글로벌 게임회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지역 청년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엔젤게임즈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는 '2021년 지역 스타기업'과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의 '2021년 게임콘텐츠제작지원사업' 인공지능 분야에 선정되는 등 앞으로의 성장 행보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 2020년 8월 대구시 수성구 대흥동 알파시티 내에 사옥을 착공, 오는 2022년 초 본사 이전을 통해 더 큰 도약을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나서고 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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