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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삼학도 호텔 논란… "관광 활성화" vs "복원사업 역행" [fn 패트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0 17:39

수정 2021.06.20 17:39

市, 컨벤션시설 포함 호텔 추진
원도심 상인 "도시 인프라 필요"
환경단체 "삼학도 경관 해쳐"
전·현직 시장 대립… 정치 쟁점화
전남 목포시가 지역 명소인 삼학도에 유원지를 조성해 국제행사 개최가 가능한 컨벤션시설을 포함한 5성급 관광호텔을 유치키로 하면서 찬반양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은 삼학도 전경
전남 목포시가 지역 명소인 삼학도에 유원지를 조성해 국제행사 개최가 가능한 컨벤션시설을 포함한 5성급 관광호텔을 유치키로 하면서 찬반양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은 삼학도 전경
【파이낸셜뉴스 목포=황태종 기자】전남 목포시가 지역 명소인 삼학도에 유원지를 조성해 국제규모 행사 개최가 가능한 컨벤션시설을 포함한 5성급 이상 관광호텔을 유치키로 하면서 찬반양론이 거세다.

삼학도가 위치한 원도심 상인들은 "목포는 볼거리, 먹거리에 비해 제대로 된 숙박시설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대한민국 대표 관광문화도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5성급 호텔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환경보호단체는 "삼학도를 시민의 품으로 되돌려주기 위해 지난 20여년간 추진한 '복원화사업'이 결실을 앞둔 시점에서 '공원화사업'을 하루아침에 '유원지사업'으로 둔갑시켰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삼학도 유달산과 함께 목포의 상징

삼학도는 가수 이난영의 노래 '목포의 눈물'에서 언급되는 등 유달산과 함께 목포를 상징하는 장소다. 간척·연륙사업을 통해 지난 1970년대부터 산업기지 역할을 담당하며 목포 경제 발전에 기여했으나, 섬의 모습을 잃고 심하게 훼손됐다.


이에 목포시민들은 삼학도가 원래 모습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랐고, 1989년 노태우 대통령의 '삼학도 공원화 지시'에 이어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 이후 복원화사업이 본격 진행됐다. 20여년 동안 국비 363억원, 시비 892억여원 등 1255억원이 투입돼 맛과 낭만이 가득한 힐링 공간,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재정비됐다.

목포역과 여객선터미널 등과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데다 이난영공원,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어린이바다과학관 등이 들어서 있다. 삼학도 옛 해경부두에는 밤바다의 정취를 즐기며 '목포 9미'를 맛볼 수 있는 목포항구 포차도 조성됐다. 관광유람선도 취항하고 있다.

■유원지 조성으로 경제 발전 모색

목포시는 이미 조성된 삼학도공원은 사계절 꽃피는 섬으로서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 나머지 옛 석탄부두 일대는 당초 공원으로 조성하는 재정사업 대신 미래 트렌드에 맞게 놀이시설과 호텔을 민자로 유치해 삼학도를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목포 경제 발전을 극대화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삼학도 전체 면적 57만 4000㎡ 중 옛 해경부두에서 옛 석탄부두로 이어지는 육지부 11만㎡와 공유수면 9만 5000㎡를 유원지 시설로 결정하고 5성급 이상 관광호텔을 비롯해 바다전망데크, 공원, 녹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2028 세계 섬 엑스포' 유치를 추진 중인 시의 입장에서 대규모 국제행사를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시설이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8개 업체가 사업 참가의향서를 접수한 가운데 시는 오는 8월 사업계획서 접수 등을 거쳐 오는 9~10월 평가위원회를 개최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주민 공청회 및 시의회 의견청취 등 행정절차를 이행해 유원지 결정사항을 전남도에 승인 신청한 후 내년에 삼학도 유원지 조성공사를 착공할 방침이다.

원도심 상인을 주축으로 구성된 '(가칭)삼학도 호텔유치촉진위원회'는 지난 16일 삼학도 옛 석탄부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학도 호텔유치는 4대 관광거점도시, 역사문화공간조성사업, 도시재생뉴딜 사업 등 역사문화 관광도시 목포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도시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일"이라며 찬성 입장을 표명�g다.

■환경보호단체 "유원지 웬말" 반대

하지만 목포환경운동연합은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복원된 삼학도를 시민의 품으로 돌리고자 했는데 수십년 공원화 노력을 무시한 채 개인업자에게 팔아넘길 권한은 아무에게도 없다"며 "삼학도 공원화에 역행하는 호텔건립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에서 목포시장 출마가 유력시되는 박홍률 민선6기 목포시장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정치쟁점화하는 분위기다.

박 전 시장은 "삼학도 경관을 보호하는 확실한 장치도 없이 30층이 넘는 고층호텔이 세워지면 대·중·소삼학도의 경관은 사라질 것"이라며 "삼학도 호텔 유치는 호텔이 삼학도를 소유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목포시는 박 전 시장이 대체부지로 제안한 남항의 경우 산업시설이 들어설 친환경선박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추진 중이며, 연약지반 등 물리적 한계와 인근의 남해하수처리장 등으로 대규모 시설이 들어서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시 관계자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복원 중인 삼학도는 앞으로 목포 경제를 활성화하는는 생산성 높은 공간으로 탈바꿈돼야 한다"면서 "삼학도는 목포 미래를 위한 대승적 차원의 공간이다.
정치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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