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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세·탄소국경세 눈앞… ESG경영 핵심 '수소'로 뚫는다 [빨라지는 '탄소중립', 수소가 답이다]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0 18:13

수정 2021.06.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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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여개국가 '탄소중립' 선언
한국도 탄소세 도입 법안 발의
2030년 기업 부담만 2조 달해
대·중기 모두 ESG경영에 속도
탄소세·탄소국경세 눈앞… ESG경영 핵심 '수소'로 뚫는다 [빨라지는 '탄소중립', 수소가 답이다]
오는 2023년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 도입과 함께 글로벌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속도를 내면서 그 대안으로 수소경제로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각국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수소사업은 기업들에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ESG와 탄소중립을 모두 만족시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각도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소를 향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탄소국경세' 초읽기…돌파구 수소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국가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은 기업들이 수소를 선택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EU, 영국 등 현재까지 120여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하거나 추진 중이다.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해 기업들에 떨어진 불똥은 탄소세와 탄소국경세다. 현재 탄소세를 부과하는 국가는 스웨덴, 스위스 등 총 50개 국가에 달한다. 스웨덴은 이산화탄소 발생 t당 127달러, 스위스는 96달러, 프랑스 24달러, 영국도 24달러의 탄소세를 부과한다.


국내에서도 탄소세를 도입하자는 법안들이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내년부터 이산화탄소 t당 50달러의 탄소세를 부과하고, 오는 2030년에는 100달러로 높이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내년 t당 4만원부터 2025년 8만원까지 매년 1만원씩 인상하는 탄소세 법안을 내놨다. 탄소국경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다. EU가 2023년부터 역외에서 역내로 수입되는 제품 중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에 관세를 부과키로 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도 탄소국경세 도입을 검토 중이어서 국내 수출기업들은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탄소국경세 도입으로 인한 국내기업의 부담만 2023년 6100억원, 2030년에는 1조8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전 분야에 걸친 탄소배출 저감과 신재생에너지 사용,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수소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탄소제로를 향한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기업들이 수소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견·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이 같은 트렌드를 짚어내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수소, ESG 최고 아이템 급부상

이와 함께 수소는 ESG가 제시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대표적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우리나라의 경영환경과 특수성을 반영한 'K-ESG 평가지표' 초안을 공개했다. K-ESG 평가지표는 정보공시(5개 문항), 환경(14개 문항), 사회(22개 문항), 지배구조(20개 문항) 등 총 61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환경분야에선 친환경 비즈니스, 환경경영 성과, 기후변화 대응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 집약도(매출액 기준)를 대표문항으로 제시했다.

수소산업은 크게 생산, 저장·운송, 충전, 모빌리티, 연료전지 등으로 구분된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부품·소재기업이 관련 산업에 진출할 수 있고, 운송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도 수소산업 생태계에 편입이 가능하다.
2030년까지 보유차량을 전기차나 수소차로 전환하는 K-EV100사업 참여도 ESG 활동의 일환이다. 현재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의료, 관광, 농업, 식품에 이르기까지 수소 활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수소업계 관계자는 "수소는 산업분야와 관련돼 있어 사업적으로 접근하기 쉽다"면서 "에너지 전환과도 연결되고 자동차, 항공, 선박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에 ESG 활동에 목마른 기업들이 수소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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