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불이 났다는 근무자의 말을 회사 관계자가 수차례 묵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덕평쿠팡물류센터 화재는 처음이 아니었습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인은 "17일 화재 당시 근무 중이었고, 언론에서 '최초 신고자보다 10분 더 빨리 화재를 발견한 노동자'라고 말하는 그 노동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청원인의 주장에 따르면, 화재 당일 오전 5시10~15분께 물류센터 내에 화재 경보가 한 차례 울렸으나 평소 경보기 오작동이 심해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약 10분 뒤 퇴근 체크를 하기 위해 1층 입구로 가던 중 C구역에서 D구역으로 연결되는 계단 밑이 연기로 가득 차 있는 걸 본 뒤 쿠팡 관계자에게 불이 난 것 같으니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불이 난 게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말라'는 식의 답변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다시 한 번 화재가 났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또 무시를 당하자 이번엔 다른 관계자를 찾아가 화재 상황을 알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 관계자 역시 조치를 하지 않고 "(경보기가) 원래 오작동이 잦아서 불났다고 하면 양치기 소년이 된다"고 웃었다고 한다.
이 청원인은 "관리 관계자들을 믿고 화재 제보와 조치 요청을 하려던 그 시간에 차라리 휴대폰을 찾으러 가서 전원을 켜고 신고를 했더라면 이렇게 참사까지 불러온 대형화재로 번지기 전 초기 진압돼 부상자 없이 무사히 끝났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자책했다.
청원인은 덕평 쿠팡물류센터에서는 3년 전에도 담뱃불로 인한 화재사고가 있었지만, 이후 개선된 게 전혀 없어 이번 사고로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고의 정확한 책임 규명에 사건 관련 처벌 대상자들에게 더욱 강력한 처벌을 내려달라"며 "이번 소방대장님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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