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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산당 100주년 대외 접촉 확대하는 시진핑, 일대일로 '포석'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2 15:34

수정 2021.06.22 15:34

- 관영 매체, 외국 수반 30여명 중국공산당 100주년 축하메시지
- 중국, 전화·서신에서 수차례 일대일로 공동건설 언급...G7 염두 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외교부 캡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외교부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외국 수반들과 잇따라 접촉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축하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이지만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를 견제하는 미국 등 서방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우호관계 재확인 성격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과 교류한 국가 대부분은 일대일로 참여국이다.

22일 중국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와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이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에게 전화나 서신을 통해 창당 100주년 축하 메시지를 보낸 외국 수반은 30여명이다.

신화통신은 “지난 세기 동안 중국 공산당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중국공산당과 교류·협력을 강화하려는 이들의 소망”이라고 평가했다.

이들 국가의 명단을 보면 시 주석의 대외 확장 핵심 정책인 일대일로에 참여했거나 참여하길 희망하는 국가들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르비아, 모로코, 네팔, 몰타, 바누아투, 트리니다드 토바고, 예멘, 앙골라, 캄보디아, 슬로바키아 등 국가의 지도자들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시 주석이 제안한 일대일로는 모든 인류의 웅대한 비전을 실현하는 길을 설명한다”면서 “중국공산당은 더 뛰어난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카자흐스탄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중국공산당과 긴밀히 협력해 양국 간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의 화답도 일대일로다. 그는 전날 시미아 술루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과 통화에서 “중국은 양국 사이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일대일로 공동 건설하며 더 많은 중국 기업들이 탄자니아에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달 초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에게는 “양국은 기회를 공유하고 공동 개발을 추구하며 일대일로 공동 건설에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아제르바이잔 인프라 건설에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게 일대일로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중국 중심으로 묶는 거대 경제권 구축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는다. 저소득국과 개발도상국에게 인프라 지원을 미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대외확장 정책의 핵심이라고 외신은 분석하고 있다.

또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을 뚫은 수단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국제무대는 각 국가별로 발언권이나 투표권이 있으므로 중국 울타리 안에 있는 일대일로 참여국은 서방국가에 대항해 중국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주요7개국(G7)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G7정상회의에서 미국을 주축으로 ‘더 나은 세계재건’(B3W) 출범에 합의한 것도 이 같은 일대일로의 통제력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관영 매체가 거론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축하 인사들 중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이름도 있다.
인민일보는 “반 전 총장이 ‘중국은 지속 가능한 거시정책을 통해 경제·사회 발전을 촉진하는데 큰 진전을 이뤘고 인민의 생활수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글로벌 발전의 모범이 되고 있다’면서 시 주석에게 탄복과 경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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