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재개발 서두르는 서울시
'공공기획' 공모 일정 단축 추진
임대주택 거부감 큰 지역 호응
답보 상태 공공 재개발과 대조
'공공기획' 공모 일정 단축 추진
임대주택 거부감 큰 지역 호응
답보 상태 공공 재개발과 대조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후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발표한 공공기획 민간재개발은 당초 10월 기본계획 변경을 마무리하고 연내 공모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기획 민간재개발 공모 일정을 확정한 바 없다"면서도 "이르면 10월 기본계획 변경과 더불어 공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달 26일 오 시장이 발표한 민간재개발 활성화 방안에서 처음 소개된 '공공기획'은 구역지정까지 걸리는 기간을 평균 5년에서 2년으로 획기적으로 줄이며 눈길을 끌었다.
매년 재개발구역 지정을 공모하고, 공공이 사업을 기획하거나 권리산정기준시점을 공모일로 정한다는 점 등은 공공재개발과 유사하다. 반면 정부가 직접 시행사로 참여하는 공공재개발과 달리 서울시가 인허가 과정에 개입해 절차를 간소화할 뿐 조력자 역할에 머무는 점이 큰 차이다.
실제로, 공공기획 민간재개발 발표 이후 정비사업 지역들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공공재개발은 공공시설을 늘려 지자체 등에 기부채납을 유도하지만, 공공기획 민간재개발은 주민공동시설을 공공에 개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점이 주민들의 동의를 얻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기존 개발을 추진 중인 구역 내에서도 공공기획을 함께 검토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 역세권시프트를 추진 중인 상수역세권의 한 주민은 "공공기획은 기부채납이 없어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필요가 없다"며 "역세권시프트로 빠른 개발진행도 중요하지만, 검토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고려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주민 반대로 공공재개발 신청이 취소된 마천2구역에서도 공공기획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마천2구역 한 소유주는 "반대파가 반대동의서를 내서 공공재개발이 탈락한 이상 다시 공모를 해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초기 주민제안단계 30% 동의만 채울 수 있다면 공공기획 민간재개발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민간재개발 사업 추진을 서두르는 반면, 정부와 협력을 약속한 공공재개발 사업은 향후 계획이 불투명하다. 오는 9월 공모가 예상되던 올해 공공재개발 신규 사업은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과 오 시장은 지난 9일 "공공이냐 민간이냐 하는 논쟁은 중요하지 않다"며 협력을 강조했지만, 지금까지 세부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재개발 공모 일자 등 세부 사항은 서울시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며 "서울시 조직개편이 완료된 이후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재개발이 막히며 공공재개발 사업이 흥행했지만, 올해는 서울시가 민간 재개발 활성화를 꾀하며 상황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민간재개발 사업속도가 빨라지며 공공재개발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대형건설사 정비사업 관계자는 "민간과 공공이 공생하며 협력한다고는 하지만, 공공의 가장 큰 이점이던 사업기간 단축이 민간에도 적용되는 만큼 경쟁관계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임대주택에 대한 거부감이 큰 지역일 수록 민간 재개발을 추진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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