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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인구 1000만…가발은 '마음 치료'" 이종원 대한미용사회 노원구지회 고문[fn이사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3 14:59

수정 2021.06.24 09:43

[파이낸셜뉴스]
"탈모인구 1000만…가발은 '마음 치료'" 이종원 대한미용사회 노원구지회 고문[fn이사람]

"우리나라는 국민 5명 중 1명이 탈모로 고민을 하는 '탈모 공화국'입니다. 가발은 그들의 잃어버린 미소를 찾아주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종원 대한미용사회 노원구지회 고문(65· 사진)은 23일 '탈모는 삶의 의욕을 잃고, 대인기피증과 우울증까지 불러올 수 있는 사회적 질병'이라며 가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비교적 뒤늦게 가발 산업에 뛰어들었지만, 그의 가발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대단했다.

국내에서는 약 1000만명이 탈모 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탈모 치료시장은 약 4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약 30%는 가발 산업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경력의 베테랑 미용사였던 이 고문이 10여년 전 가발 산업에 뛰어든 이유도 이같은 비전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이 고문은 우연한 기회로 이 업계에 뛰어들었지만, 가발이 단순한 '탈모 치료'가 아닌 '마음 치료'라는 사실을 깨닫고 일에 진지하게 매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83세 할머니가 가발을 맞추러 와서 '젊은 날엔 탈모 때문에 죽고싶었다'고 말씀하시더라. 103세 할아버지 고객도 계신다"며 "나이에 상관 없이 아름다워지고 싶은 것은 인간의 욕구인데, 탈모인의 심적 고통이 얼마나 심할지 새삼 깨달으면서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고문은 최근에는 전문가과정 강사 자격증을 획득해 전국에서 후배 기술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그가 운영 중인 서울 노원구 매장에는 20대 취업생부터 100세가 넘는 할아버지까지 고객층이 다양하다. 그는 특히 "얼마 전까지는 50대 이후 유전으로 인한 탈모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은 20~30대 비유전성 탈모로 인한 가발 수요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한국갤럽의 2019년 조사에서 남성 탈모인 21%의 연령대는 20~39세였다.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 연령층에서 탈모는 치명적이고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이 고문은 "최소 6개월이 드는 탈모 치료는 시간과 비용 부담으로 도중에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모발이식도 늘고 있지만, 수술 비용이 많이 들고 후유증도 크고 힘들다"며 젊은층의 가발 수요가 늘어나는 원인을 설명했다.

언뜻 연관이 없어 보이는 코로나19는 가발 산업에도 타격을 줬다. 결혼식 등 가족 행사가 줄어들면서, 중·장년층 가발 수요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고용이 줄어들면서 최근 비중이 늘어난 젊은층 가발 수요가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이씨가 운영 중인 노원의 가발 매장도 매출이 40%나 줄었다.

그는 가발 착용을 여전히 망설이고 있는 탈모인들에게 '자유로운 스타일링이 장점'이라며 소개했다.
그는 "가발도 미용 기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미용 기술에 기초해 탈모 이전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자연스러운 가발 착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탈모와 가발 착용이 희화화되는 것도 현실이다.
이에 대해 이 고문은 "탈모는 연령대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 중 하나"라며 "친지 중 한 분은 탈모를 겪고 계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의 심정부터 이해하고 배려했으면 좋겠다"며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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