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락스·글로벌 경제의 일본화·1970년대로의 회귀 등 인플레 시나리오도
[파이낸셜뉴스] 단기적인 인플레이션만으로도 하위기업에 상당한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플레이션의 장기 혹은 추세화 여부가 없어도 나오는 현상이다.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일부 종료하더라도 하위기업의 충격을 완화 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2021년 제1회 기업구조혁신포럼에서 안영복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장은 "인건비, 원자재 상승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인플레이션 추세화 및 이에 따른 금리 상승은 기업에게 재무여력 확대를 요구하는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극화는 단기적으로 결과지만 중장기적으론 국내 공급망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국내 기업 신용도 관리 측면에서도 주요 위험요인인 만큼 정밀한 관리수단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본부장은 금리인상이 현실화되고 인건비,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미 노동조합발 급여 상승에 대한 움직임이 기대 인플레이션에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요구는 생산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기업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전반적인 비용 상승이 예상되는데, 이때 하위기업이 취약하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프로그램 상당수가 종료된다.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유예는 9월 30일까지다.
그는 "자본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이 설정액 약 39조원 대비 집행규모가 약 9조원에 불과하다. 상당수 자금이 남았다"며 "하위기업들은 금융지원 수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향후 리스크 요인을 고려할 때 이대로는 충격이 빨리 올 것으로 본다. 일부 프로그램이 종료되더라도 섹터, 업종 규모 등을 고려해 세밀화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및 금리 관련 골디락스, 글로벌 경제의 일본화, 1970년대로의 회귀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골디락스는 너무 뜨겁거나(급등) 차갑지도(급락) 않은, 물가가 안정적인 가운데 성장도 양호한 경제 호황을 말한다.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돼 글로벌 경제가 이전 성장 경로로 점차 복귀, 연 2.5% 내외의 물가상승율이 유지되는 상태다. 인플레이션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면서 성장경로와 낮은 장기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베스트 시나리오다.
글로벌 경제의 일본화는 재정지출 확대와 완화적 통화정책이 성장율 회복과 물가상승률을 높이는데 실패한 것을 말한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글로벌 경제의 성장 경로가 구조적으로 훼손되고, 노동시장의 회복 지연과 고용의 질 저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중앙은행과 재무당국의 정책적 수단이 무력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1970년대로의 회귀는 경제 변수의 높은 변동성이 있는 시대를 말한다. 높은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상승시키고 저축이 감소하면서 실질 금리가 상승하는 세상이다.
안 본부장은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정부와 민간 모두 이자비용 부담이 증가한다. 이는 한계기업 부실화로 연결된다"며 "중앙은행은 이자부담 완화와 인플레이션 통제라는 상충하는 정책목표 사이에서 갈등 할 수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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