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펄펄 나는 펄프값에… 종이제품 줄인상 초읽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3 17:33

수정 2021.06.24 08:42

t당 펄프값 925달러까지 치솟아
작년 8월 대비 74.5% 급등한 셈
수출비중 커 물류비 상승도 부담
인쇄용지 등 가격인상 시간 문제
펄펄 나는 펄프값에… 종이제품 줄인상 초읽기


펄프가격 고공행진으로 제지업계 전반에 도미노 가격인상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올해들어 제지 원자재인 펄프가격이 t당 300달러이상 치솟으면서 원가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당장 펄프업체인 무림P&P가 가격인상시기를 저울질하고 있고, 앞서 일부 업체들은 포장재의 가격인상을 단행하는 등 판매가 인상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펄프는 종이 산업의 기본 원료로 산업 전반에서 매우 폭넓게 쓰이는 원자재이다. 종이 제품은 각종 제품의 포장재로 활용되기 때문에 펄프 가격의 상승은 제지와 포장재 등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도화선이 된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펄프 가격은 지난 21일 기준 t당 925달러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1일 t당 550달러와 비교하면 반년새 70%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52주 최저치인 지난해 8월1일 530달러와 비교해도 74.5% 뛰어오른 금액이다.

펄프 값 오름세로 제지업체들은 이미 일부 품목에 상승분을 반영하기 시작했고 다른 제품의 가격 인상도 검토중이다. 지난 10일 국내 제지업계 1위 업체인 한솔제지는 이미 도매업체를 대상으로 백판지 가격을 t당 10% 가량 인상했다. 백판지는 산업용 포장재로 최근 수요가 줄어드는 인쇄용지에 비해 수요가 커지고 있는 품목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펄프를 생산하는 무림P&P의 경우 공급가격 인상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가격인상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이다. 현재 인상폭과 적용시기를 놓고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국내 펄프 생산량이 수요를 못따라가는 상황"이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핵심 원료인 펄프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이라고 전했다.

제지업계의 가격인상을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은 물류비 폭등이다.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을 하고, 50%이상을 해외로 다시 수출하는 국내 제지업체의 구조를 감안하면 천정부지로 뛰는 물류비는 원자재값 상승과 함께 가격인상을 압박하는 부담요인이다.

실제 한국관세물류협회가 집계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6월 19일 988.8에서 이달 18일 3748.3으로 279.1% 상승했다. 1년새 3배 가까이 뛰어오른 규모다.

무림P&P 외에는 펄프를 제조하는 업체가 없어 국내 제지업체들은 펄프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한다. 무림P&P도 펄프 원자재인 우드칩을 국내 물량만으로 충당할 수 없어 상당량의 우드칩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도 높아 물류비 상승부담이 적지않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지류 제조판매업 전체 매출인 1조4828억원 중 수출 매출이 7705억원에 달해 수출 비중이 52%에 �피磯�. 무림P&P 역시 지난해 매출 4848억원 중 2113억원이 해외에서 발생해 수출비중이 43%에 이른다. 원자재값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제지업계의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소비자 가격의 상승압력도 커질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펄프,포장재,인쇄용지 등의 가격상승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며 "다만, 파급효과 등을 감안해 인상률은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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