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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할머니도 쿠팡… 한해 결제금액 21조 넘어 '로켓성장' [팬데믹 시대의 슈퍼 히어로에게 배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3 18:27

수정 2021.06.23 18:27

'2025년 270조' e커머스 시장으로 진격
물리적 인프라에 첨단기술 더해 로켓혁신
"하루도 길다" 2시간 배송으로 팬덤 구축
하루 주문량 180만→300만건 치솟아
反쿠팡 연대 생겨날정도 절대강자 입증
'한국의 아마존' 가속페달
음식배달 '쿠팡이츠' 단건 배달로 승부
OTT서비스 '쿠팡플레이' 공격적 투자
나스닥 상장 발판으로 두둑한 실탄 확보
일본·동남아 등 해외시장 공략 본격화
할아버지 할머니도 쿠팡… 한해 결제금액 21조 넘어 '로켓성장' [팬데믹 시대의 슈퍼 히어로에게 배운다]

누가 뭐래도 지난해는 쿠팡의 한 해였다. 갑작스러운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멈춰 세웠지만 e커머스 시장은 '게임 체인저'로 순식간에 도약하는 동력이 됐다.

그중에서도 최대 수혜자는 단연 쿠팡이다. '오늘 주문하면 내일 도착한다'는 로켓배송은 주요 소비층인 20~40대는 물론 온라인 쇼핑에 거리감이 있었던 50~60대마저도 쿠팡의 '팬'으로 돌려세웠다.

■꽃피운 쿠팡 '유통 대세'로

현재 e커머스 시장은 비대면 트렌드를 타고 활짝 피어나고 있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19.1% 증가한 161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오는 2025년까지 국내 e커머스 시장의 덩치는 270조원대로 불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유통시장에서 온라인 쇼핑의 비중은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업계는 앞으로 5년 안에 50%까지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성장은 모바일 쇼핑이다. 지난해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86조70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5%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절반을 넘어 64.4%까지 늘었다. 즉, 유통시장의 모멘텀이 모바일이 이끄는 온라인으로 넘어왔다는 의미다.

쿠팡은 '승승장구'하는 e커머스 시장의 주도적인 사업자다.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이 초기자본금 30억원으로 창립한 이후 쿠팡은 간판스타인 '로켓배송'을 앞세워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4년 익일배송이라는 '로켓배송'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 유통업계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빠른 배송이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해 업계 1위에 올라선 이후 쿠팡은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소셜커머스에서 출발한 기업 가운데 최초로 201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7년이 지난 지금은 익일배송을 넘어 하루 배송, 2시간 배송 등 빠른 배송은 일상화됐다.

코로나19는 쿠팡에 남은 마지막 의구심도 잠재웠다. 코로나 팬데믹 초반인 지난해 2월 쿠팡의 하루 주문량은 평소의 180만건에서 300만건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쿠팡의 초스피드 성장은 수치상으로도 명확하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결제금액 추정치는 21조7485억원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쿠팡에서 결제된 금액이 21조원을 넘는다는 의미다. 이는 2019년 결제 추정금액 15조4106억원 대비 41%가 늘어난 수치다. 쿠팡은 지난 한 해 동안 지속적으로 월간 결제금액이 늘었다. 2020년 1월 1조5000억원에서 12월에는 2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쿠팡의 성장은 올해 더욱 가파르다. 와이즈앱 분석을 보면 쿠팡의 올해 1·4분기 결제추정금액은 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결제금액의 3분의 1을 이미 넘었다. 지난해 1·4분기(5조원) 대비 54%, 지난해 4·4분기(6조 5000억원) 대비해서는 18%가 증가한 수치다.

쿠팡 앱 사용자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앱 사용자는 쿠팡 2216만명, 쿠팡이츠 422만명, 쿠팡플레이 106만명으로 3개 앱 모두 사용자가 역대 최대였다.

■유통 패권 노린다

최근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는 '쿠팡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다. 창립 초반 그저그런 e커머스 업체 중 하나였던 쿠팡은 어느새 '시총 100조원'을 찍은 '스타'로 발돋움하며 강력한 견제의 대상이 됐다.

지난 3월 쿠팡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쿠팡의 주가는 공모가(35달러)보다 30달러 이상 높은 63.50달러를 찍으며 시가총액이 100조4000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SK하이닉스(99조7000억원)의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수치로 업계에 상당한 충격파를 안겼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와 쿠팡이 각각 시장점유율 17%, 13%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전통적 유통 공룡인 롯데와 신세계의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과 SSG닷컴의 점유율은 5%와 3%에 그친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에 신세계와 롯데가 사활을 걸었던 것도 '쿠팡 견제'가 유통 시장에서 얼마나 절실한 과제인가를 명확하게 보여준 지점이기도 하다.

상장으로 5조원이라는 두둑한 '실탄'을 쥔 쿠팡은 시장지배력 강화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첫 번째 과제는 풀필먼트 확충이다. 로켓배송은 유통 패러다임을 뒤흔든 최대 공신이지만 수도권을 벗어나면 빈 곳이 많다. 쿠팡은 전국 30개 도시에 100여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전 지역 로켓배송은 수도권과 제주에서만 가능하다.

쿠팡은 지난 3월 뉴욕 증시 상장 이후 투자 및 고용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전북과 경남, 충청에 3곳의 물류센터 건립 계획을 내놨다. 3곳의 신규 물류센터 건립에 따른 투자금액은 총 8000억원, 직접 고용인력은 6500명에 달한다.

3곳의 물류센터가 완공되는 오는 2025년께는 전국 모든 지역이 쿠팡 로켓배송 지역으로 묶인다. 배송 경쟁력에서 최대 주도권을 쥐게 되는 셈이다. 쿠팡의 시장점유율이 2023년 28%, 2030년 47%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OTT·배달·해외… 전방위 공략

쿠팡의 진격은 현재진행형이다.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플랫폼을 전방위로 확대했고, 올해부터는 오랜 숙원이었던 해외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김범석 전 의장은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뒤에도 "우리는 아직도 1회 초"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이 같은 기조는 여전하다. 김 의장은 상장 직후 "쿠팡은 여전히 성장 주기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지속 성장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선보인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는 배달의민족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단건 배달을 앞세워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데 최근에는 배민도 이에 합류하며 시장점유율 싸움이 불붙었다. OTT 쿠팡플레이도 순항하고 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쿠팡플레이 4월 사용자는 106만명까지 늘었다.

이달부터 일본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의 해외시장 진출은 처음으로 '한국의 아마존'을 향한 꿈에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한 셈이다. 국내와 같은 로켓배송 시스템이 아니라 상품 주문 즉시 배달원이 전달하는 근거리 배달 형태로, 점진적으로 서비스 지역과 형태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싱가포르에서도 법인을 설립하고 인력을 확충하고 있는 만큼 동남아 시장 공략도 가시화되고 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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