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국내 항공업계는 마냥 웃지만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본격적으로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해야 하지만 국내 항공산업의 향후 명운을 가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의 통합을 위한 마지막 절차로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 9개 필수 신고국가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월 터키 경쟁당국, 5월에는 태국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공정위와 나머지 국가의 승인은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대한항공이 제3자배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선 기업결합승인이 선결조건이다. 시일이 더 늦춰질 경우 자칫 국내 항공산업 부활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통합후 2년은 지나야 본격적인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후 통합작업이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인수 후 4년은 지나야 제대로 된 통합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주요 경쟁당국은 기업결합심사를 하는데 있어서 해당 국가의 경쟁당국 결정을 먼저 지켜본 뒤 결정을 내리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정위의 빠른 심사가 요구되는 이유다. 사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가 더딘 이유 중 하나는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항공사의 주요 자산은 노선권인데 국가간 노선권은 상대국가와 1대 1로 동등하게 나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항공사가 통합해도 노선권 숫자는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항공산업 재편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사안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을 하지 않았다면 경영난을 겪고 있던 아시아나항공은 대규모 인력구조조정, 항공 네트워크 유실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에는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3사의 통합 작업도 진행된다. LCC업계의 체질개선 및 구조개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있다. 국내 항공산업의 부활을 위해선 어느때보다 속도가 중요한 시점이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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