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복수 여정(revenge tour)'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와 올 1월 6일 의회 폭동 사건에서 자신에게 등을 돌린 공화당 의원들을 낙선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CNN은 26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 여정의 첫 행선지로 오하이로주를 찍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앤서니 곤잘레스(공화·오하이오) 하원 의원을 자신의 지지자로 갈아치우기 위해 오하이오 방문길에 나섰다.
낙선운동은 지난해 대선 패배 뒤 그가 얼마나 큰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성공한다면 2024년 대선에서 재기를 노려볼 수도 있다.
트럼프는 오하이오 북동부 지역을 방문해 연초 자신의 탄핵표결에 찬성표를 던진 곤잘레스를 떨어뜨리고, 그 자리에 자신의 보좌관 출신으로 내년 공화당 경선에 도전장을 낸 맥스 밀러를 앉히겠다는 뜻을 분명히 할 전망이다.
오하이오주 공화당원들은 탄핵에 찬성한 곤잘레스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 일부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그를 비난하고 있고, 일부는 내년 하원의원 선거에서 그를 떨어뜨리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곤잘레스가 상당한 역풍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시간은 곤잘레스의 편이다. 내년 중간 선거까지 시간이 있어 주민들이 일상생활을 이어가면서 연초 탄핵투표 등에 관해 서시히 잊고, 그 충격도 씻겨 내려갈 것익 때문이다.
같은 공화당의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에 맞서 내년 공화당 경선에 나설 짐 레나치는 "선거가 수개월 전이었다면 곤잘레스가 낙선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선거 날짜가 오늘이라면 그래도 역시 그가 위험하겠지만...그는 1년이 남았고, 자신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나치는 아울러 "유권자들도 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이번 주말 오하이오주를 방문하는 목적은 레나치가 전망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변인 리즈 해링턴은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들의 뜻을 대변하지 않는 라이노스(RINOS·이름뿐인 공화당원들) 모두를 상대로, 누가 됐건 적극적으로 반대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와 지지자들은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배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를 여전히 '전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으로 부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