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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팔색조',기후변화로 번식 빨라졌다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8 08:51

수정 2021.06.28 08:51

국립산림과학원, 제주도 서귀포연구시험림 일대에서 팔색조 5월 산란 첫 확인
팔색조
팔색조
[파이낸셜뉴스] 멸종위기종인 팔색조의 번식이 기후변화로 인해 1주일 정도 빨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한국조류보호협회와 서귀포연구시험림 일대의 산림생태계를 공동 조사하던 중 희귀 철새인 팔색조의 번식 시작 시기가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앞당겨진 것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제주도에서 번식하는 팔색조는 5월 중하순에 제주에 도착해 6월 초부터 7월 하순까지 산란한다. 현재까지 가장 빠른 산란기록은 지난 2012년 6월 1일이었으며, 대부분 6월 중하순에서 7월 상순에 집중적으로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에 확인된 팔색조는 5월 29일 께에 첫 알을 낳아 5월에 산란한 첫 번째 기록이 됐다. 모두 6개의 알을 낳았으며, 14일간 포란(抱卵)한 후 6월 17일께 부화했다.


팔색조의 산란시기 변화는 올해 상반기 기온 및 강수량의 변화(평균기온 1℃상승, 강수량 40mm 증가)가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는 팔색조의 이동 시기를 앞당길 뿐 아니라 주요 먹이인 지렁이의 개체 수 증가에도 영향을 미쳐 어미 새의 성숙에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이다.

팔색조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204호로 멸종위기야생동물로 지정돼 있으며,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규정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전 세계적으로 1만 마리 이하의 개체만 생존해 있다고 추정되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대만, 일본 등이 주요 번식지다.

제주지역에는 약 100쌍의 팔색조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서귀포 연구시험림 일대에 20쌍 이상의 팔색조가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팔색조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등지에서 월동하며 현재 서식지 파괴로 인해 개체군의 감소가 크게 우려되고 있어 지속적인 보호와 관찰이 필요하다.


이임균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은 “기후변화와 산림생태계 환경 변화가 팔색조의 번식에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관련 자료를 수집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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