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이 28일(이하 현지시간) 미 경쟁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페이스북 반독점 제소를 기각했다.
소셜미디어업체 페이스북은 FTC를 비롯해 46개 주 법무부로부터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피소돼 본격적인 소송을 앞두고 있었지만 법원으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은 셈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 연방법원의 제임스 보스버그 판사는 이날 FTC와 각 주가 지난해 12월 제기한 반독점 소송을 기각해달라는 페이스북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보스버그 판사는 FTC의 제소가 '법적으로 불충분'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FTC가 페이스북의 독점을 입증하는 충분한 소명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판사는 FTC가 다시 제소할 수도 있다면서 다시 제소하려면 소명자료를 30일 이내에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보스버그 판사는 그러나 각 주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은 완전히 기각했다. 이들이 지나치게 오래 기다린 뒤 제소해 법적인 제소 근거가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페이스북 반독점 소송은 기술업체들이 온라인 장터에서 불법 독점화를 꾀하고 있다고 보고 미 정부가 추진하는 반독점 소송의 제1선을 맡는 소송이었다.
FTC는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 왓츠앱 같은 기업들과 경쟁하기보다 이들 미래의 경쟁자를 사들여 불법적인 시장 독점을 꾀했다면서 합병을 원천무효화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FTC는 아울러 페이스북이 제3자 개발자들의 페이스북 플랫폼 접근을 제한해 경쟁을 저해했다고도 주장했다.
46개주 법무부도 거의 같은 근거로 페이스북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이들은 아울러 페이스북이 경쟁자가 없어 고객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고객 정보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지난 3월 이번 소송이 각하돼야 한다며 맞제소했다. 자사가 기술산업에서 심각한 경쟁에 직면해 있으며 수입 대부분이 거의 무한경쟁에 가까운 광고에서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독점 소송 기각으로 페이스북 주가가 폭등하면서 시가총액이 사상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페이스북 주가는 지난주말보다 14.27달러(4.18%) 급등한 355.64달러로 마감해 시총이 1조달러를 돌파했다.
CNN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에 이어 시총 1조달러를 기록한 5번째 미 상장사가 됐다.
2012년 5월 상장 당시 1040억달러였던 시총이 9년만에 10배 불어났다.
2016년 케임브리지어낼리티카라는 데이터 업체가 페이스북 사용자 8700만명의 데이터에 부적절하게 접근해 이를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선택적 광고로 활용했다는 스캔들을 비롯해 가짜뉴스, 해킹에 따른 사용자 정보 유출 등 곤욕을 치렀지만 이를 다 극복해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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