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추미애 "내가 반페미니스트? 남성 배제적 페미 경계할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9 08:15

수정 2021.06.29 08:15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뉴스1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뉴스1

여권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여성이라고 꽃처럼 대접받길 원한다면 항상 여자는 장식일 수 밖에 없다. 페미(니즘)에 반대한다”고 밝혀 반페미니스트라는 비판이 일자 “제가 문제삼은 것은 남성 배제적 ‘페미의 극단화’를 경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 전 장관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 말을 맥락도 무시한 채 저를 반페미니스트로 몰아가려는 의도는 무엇일까?”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그는 유튜브 방송 '시사타파TV'에서 "여성이 여성의 권리를 자꾸 보호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이 불편해하니 남녀 똑같이 하자고 해주는 게 더 바람직하다"며 "그래서 굳이 '페미'(니즘)가 필요없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발언해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등의 비판을 받았다.

추 전 장관은 “저는 단 한 번도 여성 우월주의를 페미니즘으로 이해한 바 없다.
제가 '여성이 꽃대접 받는 걸 페미니즘'이라고 한 것이 아니라 '여성은 특혜가 아니라 차별 없이 공정한 기회를 주장'하는 것임을 설명한 것”이라며 “저의 부단한 노력은 여성차별을 극복하는 과정이었으며 여성판사와 여성정치인, 워킹맘으로 살아온 세월이니 저에게 그런 뒤집어씌우기나 왜곡은 통하지 않는다. 집권당 대표로서 미투피해를 야기한 공직자에 대해 무관용원칙을 실현하고, 법무부장관으로서 성차별적 제도와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의제강간연령을 16세로 올리고 양성평등자문관을 장관직속으로 설치해 성차별적 법제도를 손질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선적이고 혐오적으로 오해받는 ‘페미현상’에 저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원래의 ‘페미니즘’이 이렇지는 않다”며 “일각의 우려스러운 ‘배타적(exclusive) 페미현상’은 함께 연대해 성평등을 실현할 사람들조차도 적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페미니즘이 독점화되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여성들 안에서도 페미니즘을 두고 세대와 교육의 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오늘날은 성차별 이후의 시대를 말하고 있다. 여성주의로 번역돼 있는 페미니즘은 적지 않은 오해를 가져오고 있는데 페미니즘은 여성 자체로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이 점을 오해해서 남성에 대해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경우도 있다.
저는 여기에 찬동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걸로 뭔가 무익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할 생각은 조금도 없고 그럴 까닭도 없으니 저는 여기서 이 논쟁을 더 이어나가지 않겠다.
경제적 불평등, 교육의 몰락, 한반도 전쟁상태의 지속, 생태환경의 파괴와도 같은 보다 압도적인 문제를 풀어나가면 지금 페미니즘이 고민하고 있는 여러 숙제들도 해결될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본다”며 “진정한 페미니즘도 젠더와 경제적 불평등, 생태주의가 하나로 묶여 진보정치와 만날 때 비로소 그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