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경남도교육청, 학생·교사 ‘제비 생태 탐구 프로젝트’ 추진
생물지표종 제비 귀소율 연구 가락지 부착…제비 보호 캠페인도
생물지표종 제비 귀소율 연구 가락지 부착…제비 보호 캠페인도
[제주=좌승훈 기자] 해마다 찾아오던 그 많은 제비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제주지역 학생과 교사들이 제비 귀소율 연구에 나섰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4~25일 ‘제비 귀소율 연구를 위한 가락지 부착’ 사업을 제주에서 처음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제주도교육청과 경남도교육청 우포생태교육원이 공동으로 진행한다. ‘제비 생태 탐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도내 제비 생태 탐구 학생 동아리 5팀과 생태환경교육 교사연구회가 함께한다.
도교육청은 이 사업을 위해 제주시와 서귀포시로부터 야생동물 포획·채취 허가를 받았다.
제주시 화북동 일대와 서귀포시 효돈동 일대에서 성조 12마리를 포획한 가운데 제비 날개·꼬리깃 길이와 무게 등을 기록한 후 발목에 가락지를 채웠다.
사람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한 것이다. ‘KPO BOX 1184 KOREA 010-28852’가 제주 제비의 첫 가락지 번호이자 고유번호이다.
또 제비 생태탐구 동아리 학생들은 학교 주변 제비 둥지를 찾아다니며 둥지의 위치와 제비 개체 수, 알의 개수 등을 조사하기도 했다.
제비 생태 탐구 동아리 학생들에게는 제비가 있는 집이나 가게의 어른들이 훌륭한 선생님이 됐다. 올해 제비가 돌아온 시기와 몇 년째 계속 찾아오는 제비들의 둥지 위치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했다.
제비는 특정 지역의 환경 조건이나 오염 정도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생물지표종 중 하나다.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제비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흔하게 발견되던 여름 철새 제비가 우리 주변에서 점차 자취를 감추는 이유로 서식지 환경 변화, 둥지를 부수거나 떼어내는 등의 위협적 행동 등을 꼽는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이 학교 주변과 마을 곳곳에서 제비 둥지와 개체 수를 조사하면서 지역 환경변화 현실을 체감하게 돼 제비 배설물 받침대를 직접 제작해 설치하고, 마을 어른들을 대상으로 제비 보호 캠페인을 펼쳤다고 전했다.
도교육청 측은 “제비는 귀소성이 강해 매년 같은 지방에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제주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제비가 내년 봄에 좋은 소식과 함께 귀소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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