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웨어러블(착용형) 약물 주입기에 새로운 기회들이 보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인슐린 사업 규모를 키우고 신사업 역시 적극 확장할 계획이다."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 사진)는 1일 "지금이 웨어러블 약물 주입기 관련 신사업을 확장하는데 최적의 타이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웨어러블 약물 주입기 시장은 미국 인슐렛과 이오플로우 밖에 없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다. 시장 규모가 약 40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오플로우는 인슐렛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이오패치'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에선 최초다.
주사기나 펜을 사용하는 대신 복부 등 피하지방이 많은 신체부위에 부착하고 컨트롤러로 인슐린 주입을 조절할 수 있다. 지난 4월부터 휴온스를 통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김 대표는 "나르샤(이오패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인슐린 주입을 조절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앱)가 상용화되고 올해 안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사용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유럽인증(CE)을 획득, 글로벌 수출 확대 기대감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올 가을부터 일부 유럽 국가에서 판매되기 시작해 내년에는 유럽 전역에서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유럽 외에도 CE 인증으로 진출이 가능하면서 당뇨인구가 상당한 중동 시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오플로우는 2019년 유럽 파트너사 메나리니와 5년간 1500억원 규모의 이오패치에 대한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유럽 주요 17개 국가를 포함해 캐나다, 호주, 남미 등 유럽CE 인증을 적용하는 주요 국가에서 이오패치를 판매할 수 있다.
세계 최대 당뇨시장인 미국으로 진출도 준비중이다. 현재 미국에서 2형 당뇨인들이 패치펌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인슐렛의 경우 1형당뇨 위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이오플로우가 2형당뇨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김 대표는 기대하고 있다.
그는 "1형당뇨 시장보다 10배 이상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2형당뇨 시장을 선제적으로 커버할 것"이라며 내년쯤 2형 당뇨 전용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신사업 영역은 크게 두 가지다. 제약사들이 개발중인 신약 가운데 반감기가 짧은 약물, 또는 대중적으로 이미 사용되고 있거나 특허가 끝난 약물 가운데 꾸준히 주입하면 새로운 효능을 볼 제품을 웨어러블 펌프에 탑재하는 식이다. 이를 위한 자회사 설립도 준비중이다.
신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위해 올해 초 35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한데 이어 내년 추가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다.
이오플로우는 미국 내 자회사를 설립해 나스닥 상장도 고민중이다.
김 대표는 "최근 5~10년 새 국내 벤처 환경이 좋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까지 자본시장에 제약이 많은 상황"이라며 "글로벌 선두업체가 되기 위한 방법을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