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새 거리두기 첫날 수도권 비수도권 희비 엇갈려..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1 16:41

수정 2021.07.01 16:41

수도권 미뤄진 '6인 모임·자정 영업'자영업자 '혼란'
대전, 충남, 강원도 여름특수 기대에 환영 일색
지난달 시행한 전라, 영남권 코로나19 안정세 유지
수도권 풍선효과 우려..제주도 사적모임 6인까지만
백신 접종자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된 1일 서울 서초대로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백신 접종자의 공원이나 등산로 등 실외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마스크를 벗은 상태에서 2m 거리두기는 지켜달라고 당국은 당부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백신 접종자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된 1일 서울 서초대로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백신 접종자의 공원이나 등산로 등 실외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마스크를 벗은 상태에서 2m 거리두기는 지켜달라고 당국은 당부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회부·전국 종합】 7월부터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되면서 사적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되자 비수도권 식당가에서는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활기가 넘쳤다. 이와 달리 서울 등 수도권 상인들 사이에서는 또 다시 실망감이 묻어나는 긴 한 숨이 이어졌다.


■"자정 영업 맞춰 알바 구했는데..."
1일 서울 중구 북창동 일대 음식점과 카페 등에선 5인 이상 인원이 모인 테이블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일부 주점 등에는 '7월 1일부터 영업'이라는 안내가 붙었다고 전해졌으나 이날은 모두 흔적을 감췄다.

5인 이상 금지에 이미 익숙한 직장인들에겐 특별할 게 없는 점심이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에 영향권 아래에 놓인 자영업자들은 상실감이 커 보였다.

북창동에서 5년째 고깃집을 운영 중인 40대 김모씨는 "델타 변이 확산이 커졌다고 하니 어쩔 수 없지만 바로 지침을 바꾸면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하나"라며 "오후 12시 영업에 대비해 알바를 한 명 더 구하고 근무 스케줄까지 조정했는데 모두 어그러졌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지역 상인들도 답답함을 토로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이 유예됐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과 같은 거리두기 유예로는 답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 비수도권 안정세 속 매출 회복 기대감
대전시가 사적모임 인원을 8명까지로 확대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 1일, 지역 식당가를 중심으로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전 서구 월평동 정부대전청사 인근의 한 식당 업주는 "한 테이블에서만 동석하던 손님들이 이젠 두 테이블까지 함께 할 수 있게 되면서 손님 숫자가 확실히 많아졌다"면서 "8명이 모이는 저녁 예약도 4~5건 들어온 상태"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15개 시·군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해수욕장이 많은 양양 동해 삼척 고성 등은 사적모임 제한이 없어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원주와 강릉은 오는 14일까지 8인 이하 모임 금지 조치가 내려져 있다. 최근 확진자가 70명까지 늘어났던 춘천은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됐다. 사적 모임이 4인까지만 허용되고 초·중·고교의 전면등교도 2주 뒤로 미뤄져 희비가 엇갈렸다.

제주 지역 12개 지정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한 1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제주도는 이날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을 통해 사저목임 인원을 6명까지 확대했다. 2021.07.01 /사진=뉴시스
제주 지역 12개 지정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한 1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제주도는 이날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을 통해 사저목임 인원을 6명까지 확대했다. 2021.07.01 /사진=뉴시스

수도권에 인접한 지역들은 다만 서울과 수도권 지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완화 조치가 1주일 연기됨에 따라 이번 주말과 휴일 풍선효과로 인한 감염자 유입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확진자 발생 양상이 수도권 지역 상황에 밀접한 영향을 받아온 제주도는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를 적용하면서도 비수도권 중 유일하게 사적 모임 기준을 6인까지만 허용하며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 10시 전 귀가 익숙.. 밤 늦게는 손님 뜸해
지난달부터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범 적용해 사적모임 인원과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해 온 광주, 전남, 대구, 경북, 전북, 전주, 울산, 경남, 부산은 대부분 1일 확진자 10명 이하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울산 남구의 한 곱창전문점 업주는 “8명까지 모임이 가능하고 밤 12시까지 영업시간이 허용되고 있지만 그동안 일찍 귀가하는 것이 익숙하다보니 10시 이후에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더 강력한 방역조치를 주문하며 거리두기 유예로는 답을 찾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주 코로나19 관련 지표가 굉장히 안 좋는데도 지켜보다가 하루 전날에야 결국 '거리두기 개편안'을 연기했다"며 "최악의 판단은 면했다고 봐야겠으나 뒤늦은 조치로 인해 시민들의 혼란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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