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코인게이트’에 연루된 프로게이머 출신 BJ 이영호가 주변 사람들에게 코인 투자를 권유한 적이 있다고 털어놔 충격을 주고 있다. 이영호는 그동안 자신만 A 코인에 투자했을 뿐, 지인들에게 투자를 권하진 않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영호는 2일 자신의 아프리카TV 채널 게시판을 통해 “최초 공지에 투자 권유를 하지 않았다고 공지에 적었던 점 정말 죄송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변명 같겠지만 당시 처한 상황이 무서웠고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아 투자 권유를 하지 않았다고 성급하게 말했다”며 주변 BJ들과 A 코인을 운영하는 B 대표가 어떻게 알게 됐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영호는 “먼저 6월 1일 (염)보성이형, (김)택용이형 셋이 술자리를 가졌다. 그러던 와중 B 대표에게 연락이 와서 본인도 그 자리에 합석해도 되냐 물었고, 그래서 저는 보성이형과 택용이형에게 괜찮냐 의사를 물어봤는데 두 분이 좋다고 해서 부르게 됐다”며 “당시 B 대표는 스타판에 큰 도움을 주는 분이라 생각해서 저희 사이에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아무 경계심 없이 같은 자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6월 6일 저와 저라뎃, 꿀탱탱이 저희 집에서 술자리를 하고 있었다. 그 때도 투자 얘기를 하러 모인게 아니라 사적인 자리였다”며 “이 때도 B 대표에게 연락이 와서 합석해도 되겠냐 물었고 저는 저라뎃, 꿀탱탱에게 의사를 묻고 괜찮다는 답변을 들어 같이 자리하게 됐다. 그렇게 투자 이야기가 오가게 됐는데 제가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결국 발단은 저로부터 시작했기에 제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깊이 반성하며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BJ봉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BJ봉준은 최근 유관순 열사를 모욕하는 언행으로 아프리카TV로부터 90일간 이용정지를 당한 상태다.
이영호는 “봉준이 형은 B 대표와 관계없이 제가 연락해서 제가 제안한게 맞다. 방송 정지를 당한 후 수입이 없는 동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해서 저의 오지랖으로 무의식 중에 제안하게 됐다”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봉준이 형에게 했던건 투자 권유가 맞는데, 당시 공지 쓸 때는 경황이 없고 머릿 속이 정리가 안돼서 두서없게 글을 썼던 것 같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일각에서 자신이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브로커 역할을 했다고 하길래 정말 억울한 마음에 그건 아니라고 꼭 밝히고 싶었다. 제가 정말 브로커였다면 동료 BJ들과 최측근들에게 모두 투자권유를 했겠지만, 위에 적은 5명 빼고는 단 한 명에게도 제안을 한 적이 없다”며 “투자 관련 얘기할 때도 큰 금액은 하지 말고 부담없는 선에서 투자하라고 만류도 했었다. 정말 안일한 생각이었지만 결국 투자는 개인 판단으로 결정하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았었는데, 봉준이 형이 저를 의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비로소 아차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코인을 사기만 해봐서 이런 투자 구조는 진짜 정말 무지한 상태였다. 다른 BJ들보다 더 뛰어난 정보와 사전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었다는 점은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며 “녹취록에서 제가 언급한 복귀 관련 내용은 제 방송 복귀를 생각해서 꺼낸 얘기가 아니라 저 때문에 다른 BJ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괴롭고 하루 빨리 이 어지러운 상황이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에 했던 말이다.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그렇게 오해할 만한 발언을 했던 것 같은데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코인게이트는 최근 인터넷 방송계의 큰 손으로 떠오른 B씨가 유명 BJ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가상자산인 코인 투자를 유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론화됐다.
A 코인 사업을 하는 B씨는 코트, 케이, 감스트, 철구, 창현, 남순, 이영호, 염보성 등 유명 BJ들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별풍선과 명품을 선물하고 행사 때 상금 지원도 하면서 이들의 환심을 샀다.
이렇게 친분을 쌓은 BJ들 중 상당수가 A 코인에 투자를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향후 시청자들에게 코인 투자를 유도해 돈을 벌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됐다. 프로게이머 출신 염보성, 이영호, 김택용을 비롯해 BJ 창현, 케이, 코트, 봉준 등이 A 코인에 투자했던 사실을 인정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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